2월도 눈 속에 파묻히고 있다. 15일 서울에 '30여년만의 폭설'이 쏟아짐으로써 이달 들어서만 벌써 4일째 눈이 쏟아졌다.2월 기록으로 보면 1992년 (5회) 이래 가장 눈이 잦다. 기상청은 앞으로도 두차례 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 기록도 넘겨버릴 태세다.
1월에도 서울에 14차례 31.2㎝의 눈이 내려 결국 나흘에 한번꼴로 눈을 맞은 셈이다.
적설량도 기록적이다. 서울지방의 경우 최근 10년간 2월의 최고 적설량은 1998년 2월의 14.5㎝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날 하루의 폭설이 이를 간단히 넘어섰다. 겨울에 접어든 지난해 11월 이후 총 눈높이만 60㎝에 이른다. 한 마디로 올 겨울의 눈 기록은 최근 10년 안에서는 비교할 대상 조차 없다.
▽북쪽 수증기가 만들어낸 대설
지난 1월 7일 서울 적설량 15.6㎝를 기록했던 대설과 이번 대설은 양은 비슷하지만 원인에서는 차이가 있다.
1월 대설이 남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원인이었다면 이번 대설은 북쪽에서 만들어진 수증기가 원인이다.
발해만에서 우리나라로 다가온 이 저기압은 일본에 중심을 둔 온난다습한 이동성고기압에 가로막히면서 이동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결국 당초에는 그리 크지 않던 눈구름이 서해상에서 정체하면서 수증기를 한껏 머금은 채 발달, 우리나라 상층에 남아있던 한기와 만나 폭설을 가져왔다.
▽앞으로도 2차례 더 온다.
기상청은 이번 폭설 이후에도 휴일인 18일에 서울 경기지방에 또다시 눈이 올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그리고 21일에는 전국적으로 또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태평양 중위도 고수온대의 영향으로 동아시아 해역의 수온이 전반적으로 높아 수증기 공급이 활발, 예년보다 기압골의 발달이 잦다.
따라서 21일 이후에도 기압골이 몇차례 더 우리나라를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다만 기상청은 "2월 하순에는 기온이 상승, 기압골이 접근하더라도 눈이 아니라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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