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소녀, 120명과 원조교제

10대 소녀 1명과 원조교제를 한 성인 남성 120여명의 신병처리를 두고 검찰이 고민에 빠졌다.서울지검 소년부(신만성 부장검사)는 15일 지난달 원조교제 미성년자로는 처음으로 구속한 K(16ㆍ고1 중퇴)양을 보강 조사, K양과 원조교제를 한 성인 남성 127명의 핸드폰 번호를 확보했다.

결손가정 출신의 K양은 지난해 10월 가출한 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원조교제에 나서 자영업자, PC방 주인 등과 석달 반 동안 주평균 5차례, 1인당 5~20만원을 받고 원조교제를 해왔다.

K양은 검찰 조사에서 상대남이 60여명 정도라고 진술했으나 K양 핸드폰 통화내역 추적결과 상대남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127명선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소년부 소속 검사가 6명에 불과,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감당할 수 없다고 보고 14일 사건 일체를 서울경찰청으로 넘겼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준. 검찰 관계자는 "원칙대로라면 원조교제 사범은 한차례 성관계라도 구속해야 한다"며 "그러나 단일 원조교제 사건으로는 최다인 용의자를 모두 구속하기는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상습성이 인정된 10대 소녀를 법원의 보호처분에 맡긴 마당에 상대 남성을 일일이 구속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검찰은 성관계 횟수 등을 감안, 선별 처리키로 하고 사법처리 기준을 마련중이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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