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신라 귀족의 연회장으로 쓰이면서 패망의 상징적 장소로 잘 알려진 포석정(鮑石亭). 물위에 띄운 잔으로 술을 마시며 시를 읊고 노래를 불렀다던 이 곳에 고대인의 고차원적인 과학 기술이 숨어있다.술잔이 사람 앞에서 맴돌 수 있었던 것은 유체역학적으로 와류(渦流ㆍ회돌이)현상이 생기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술잔이 흘러갈 때 술잔이 뒤집어지지 않거나 술잔의 흐름이 다양한 점 등은 신라인이 유체이동에 관해 높은 지식을 갖고 있었음을 웅변해준다는 것이다.
프랑스 페피냥대에서 열역학 및 유체이동 연구로 과학박사학위를 받은 이종호씨가 쓴 '세계최고의 우리나라 문화유산'은 포석정, 석굴암, 고인돌 등 우리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밝힌 책이다.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높은 지식과 기술을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첨성대, 에밀레종, 고려청자, 팔만대장경 등을 다루었던 '현대과학으로 다시 보는 한국의 유산 21가지'에 이은 속편 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임진왜란의 승리를 이끈 것이 첨단무기인 화약 화포였다는 주장이다. 특히 임진왜란 때 이장손이 개발한 비진천뢰(飛震天雷)는 우리 고유의 독특한 폭탄으로 임란의 승패를 결정적으로 돌려놓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20근의 원형 무쇠로 그 안에 화약과 철편을 담고, 발화장치와 화약선을 장착한 이 폭탄은 화약선의 길이에 따라 폭발시간이 조정되는 일종의 시한 폭탄이다.
대포에서 발사돼 적진으로 날아가 커다란 살상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저자는 "비진천뢰는 세계 최초의 시한 폭탄으로, 세계 화포 발전사에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고인돌의 별자리에서 고대인의 높은 천문지식을,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영원불멸의 사상을 읽어낸다.
김치, 막걸리, 온돌 등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의 발효식품, 양조기술, 난방시설 등과 비교하며 우수성을 조목조목 제시한다
저자는 고대사 부문에서 기원전 30세기부터 싹튼 단군 조선이 고도의 문명을 꽃피웠다는 북한의 주장도 소개한다.
이종호 지음ㆍ컬처라인 발행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