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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대입제도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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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대입제도 혼란스럽다

입력
2001.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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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발표된 2002학년도 각 대학 입시전형 계획은 너무 복잡해 어지러울 지경이다. 3년 전 예고됐던 '무시험 전형'과는 거리가 멀어 수험생도 학부모도 교사들도 어리둥절 해 하고 있다.수능시험도 잘 보아야 하고, 학교 시험도 중요하고, 봉사활동 리더십도 신경 써야 한다. 면접 논술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으니 만능선수가 되지 않으면 불안한 제도이다.

정부가 98년 새 대입제도를 예고했을 때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환영한 것은 사실상 무시험 제도로 알았기 때문이다.

수능성적은 자격기준 정도로 비중을 낮추고, 학생부 중심으로 전형케 함으로써 학교공부에만 충실하도록 유도하겠다니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정원의 일부를 뽑는 1학기 수시모집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정시모집에서는 여전히 수능성적이 학생부보다 비중이 높고, 학생부 비중도 예년보다 높아져 학생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됐다.

서울대의 경우 정시모집 1단계에서 수능 1등급, 또는 2등급중 2개영역 만점자로 자격을 제한한다. 그 밖의 중요 대학들도 정시모집 수능 반영비율이 대부분 50% 이상이고, 많은 곳은 100%(동국대) 90%(포항공대)나 되는 곳도 있다.

반면 학생부 반영비율은 수시모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40% 안팎으로 높아져 학생들에게 더 중압감을 주게 됐다.

아무리 수능시험이 쉬워 변별력이 없어졌다지만 특정영역 만점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그러니 어느 길을 택해야 할지 판단이 어렵다는 학생들의 하소연도 당연한 일이다. 길이 여러 개 있으니 맞는 길을 찾아갈 수 있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어느 길도 자신이 서지않는 대다수 수험생들에게는 혼란으로 느껴질 뿐이다. 그 복잡한 특별전형까지 신경 쓰자면 더욱 어지러워 질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우선 1학기 수시모집이 5월로 닥쳐와 각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은 어떻게 지원 학생들을 지도할지 암담하다고 말한다.

대학들도 1학기부터 입학전형 업무가 시작되면 관련학과 교수인력과 행정조직이 여기에 동원돼 정상적인 교과운영이 가능할지 걱정하고 있다.

1년내내 입시 관련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할 형편인데, 교수나 행정인력을 크게 늘릴 사정도 못되어 여러 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게 됐다.

이 많은 문제들은 단 한가지, 정부의 지나친 규제 때문이다. 수능과 학생부 중심으로 전형하라, 본고사는 안된다 하는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제도는 자꾸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대학 자율에 맡기는 제도는 영원히 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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