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마라." 지난달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인 리처드 아미타지의 이 발언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우회전을 예고하는 것일까?부시의 한반도 정책에 정가의 촉각이 곤두 서 있는 상황에서 그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으로 활동중인 장성민 민주당 의원이 책임편역한 '부시행정부의 한반도 리포트'(김영사 발행)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특히 동북아 정책을 좌우하는 핵심 인사 10인의 최근 논문과 연설 내용을 모아놓아 이들의 외교마인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책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 대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리처드 아미타지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등 부시 행정부의 외교팀에 포진한 이들 대다수가 자국의 국익에 우선한 냉정한 현실주의자이자 대북 강경론자임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라이스 안보보좌관은 '국익의 증진'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이 군사력의 우위를 기반으로 한 국익의 추구임을 강조하며, "미국 군사력은 전쟁을 억제하고 무력을 시위하며, 억제가 실패했을 때는 언제라도 국방을 위해 전쟁에 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천명한다"는 점을 외교정책의 첫번째 원칙으로 꼽는다. 졸릭 무역대표부 대표도 "공화당 외교정책은 힘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한다"고 밝힌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보고서는 공화당의 안보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북한이나 이라크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알려지지 않는 능력과 미국 첩보능력의 한계까지 끌어내, 가능한 최악의 위협을 상정한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실질적 변화가 없다는 제임스 캘리 미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편역자는 이 글 대부분이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제기된, 민주당에 대한 비판인 관계로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일 수는 없다고 밝히지만, 한편으로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엄격한 상호주의를 천명하며 북한에 다양한 요구를 제시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의 국익에 대한 객관적이고 초당적인 인식이라는 것이다.
장성민 책임편역ㆍ김영사 발행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