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오코너의 1999년 작 '텀블위즈'(Tumbleweeds, 15세, 우성)는 같은 해 나온 웨인 왕 감독의 '여기보다 어딘가에' 와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작품이다.대책없이 낙관적인 어머니와 사려 깊고 조숙한 딸이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점이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수잔 서랜든과 나탈리 포트먼이라는 유명 스타를 캐스팅하여 넉넉한 상황에서 찍은 '여기보다.'에 비하면, '텀블위즈' 는 우리에겐 아주 낯선 배우들을 기용한 저예산영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잘 빠진 상품성을 자랑하는 '여기보다.' 에 비해 '텀블위즈' 의 여배우들이 한수 위의 평가를 받았다.
올해 39세의 자넷 멕티어는 연극 무대에서 갈고 닦은 기량으로 황폐한 마음을 감춘 어머니 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2000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다.
. 비록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의 젊은 배우 킴벌리 피어스에게 상을 내주기는 했지만 '아메리칸 뷰티' 의 아네트 베닝, '애수' 의 줄리안 무어, '뮤직 오브 하트' 의 메릴 스트립과 같은 쟁쟁한 스타와 겨루었다.
12세 된 딸 역을 맡은 킴벌리 브라운 역시 "신인이라는 사실이 밑기지 않는다"는 칭찬을 들었다.
선댄스영화제 제작상을 수상한 '텀블위즈' 는 안젤라 쉘톤의 자전적 소설을 토대로 하고 있다. 미국의 광할한 대륙을 가로 지르는 로드 무비에 흔히 등장하는 가시덤불을 제목으로 삼은 영화는 남자에게 늘 상처받고 버림 받으면서도 다시 남자에게 의존하려는 어머니의 처지를 상징하고 있다.
네 번의 이혼 경력에도 불구하고 남자만 보면 멋을 부리고 유혹하려는 35세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따라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살아야 했던 딸은 더 이상 도망 다니지 말고 캘리포니아에 정착하자고 어머니를 조른다.
이들의 삶에 든든한 기둥이 되어줄 남자는 나타나지 않지만, 모녀의 결심은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다.
감상포인트/친구처럼 다정하고 대등한 모녀 관계가 여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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