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주석궁에 바로 가자고 하더라. 나는 국민 감정상 그럴 수 없다고 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5일 이북 7도 도정 자문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다과를 함께한 자리에서 밝힌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숨은 일화(逸話)다.
김 대통령은 "국민이 주석궁 참배를 절대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거절했다"면서 "그 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인간적인 대화를 하면서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나중에는 흔쾌히 이해하더라"는 설명도 했다.
김 대통령은 또 "북한에 가기 전부터 북측은 '김일성 묘소'의 참배를 요구했다"면서 "우리가 어렵다고 하자 북측은 그러면 평양에 올 필요가 없다고 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참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평양에 도착했더니 바로 가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이 일화를 소개한 것은 남북간 대화와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
김 대통령은 "지금은 통일을 논할 때가 아니다"면서 "우리가 대화와 교류를 충분히 해 이만하면 통일을 해도 된다는 때가 오면 후세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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