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갑부들이 상속세 폐지 반대운동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조6,000 달러 규모의 세금감면 방안의 하나로 상속세 폐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자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일반 시민들의 세부담을 늘릴 우려가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청원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1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에 참여하고 있는 갑부들은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과 경제전문지 포브스지가 억만장자 랭킹 4위로 꼽은 워렌 버핏, 석유왕 록펠러의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 2세, 윌리엄 H 게이츠 2세(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부친) 등이다.
윌리엄 게이츠 2세는 "상속세를 폐지하면 갑부의 자식들만 살찌게 하고, 힘겹게 생계를 꾸려가는 가정들에게 납세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면서 "특히 사회보장과 의료, 환경보호 등 중요한 사회프로그램에 대한 정부지원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아들인 빌 게이츠 회장은 한술 더 떠서 "상속세 폐지 추진 소식을 듣고 무척 화가 났다"면서 "내가 회사일에 매달려 있지만 않다면 '상속세 존치를 위한 백만장자 압력단체'라도 결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상속세 옹호자들은 또한 상속세를 폐지하면 억만장자들이 세금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자선단체 등에 돈을 쾌척하는, 미국의 대표적 전통인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상속세 옹호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상속세 폐지의 부당성을 알리는 광고를 게재한데 이어 여타 신문에도 광고를 실어 대대적인 홍보작전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의 세법상 상속세 면제 기준은 67만5,000 달러이며 2006년까지는 100만 달러로 면세점이 상향조정될 예정인데, 세율은 최저 37%에서 최고 55%로 돼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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