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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프론티어 21 / IT대전, 정복할 것인가 정복당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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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프론티어 21 / IT대전, 정복할 것인가 정복당할 것인가

입력
2001.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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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아시아 시장의 디지털화가 본격 시작되면서 IT(정보통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세계 기업들의 경쟁이 2001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전세계의 3세대 이동통신 사업과 거대 인터넷 시장을 놓고 우리 IT업체도 세계적 기업들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여야 한다. 국내 대표적 IT기업들은 "올해야말로 업체별로 흥망의 희비가 엇갈리는 운명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IT기업 경쟁력은

IT산업은 인류 역사상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일단 궤도에 오르면 천문학적 수익을 약속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와 뼈를 깎는 연구개발, 기민한 시장대응을 통해 압도적인 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IT공룡기업의 명단 중에 아직 국내 업체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것도 기술이나 마케팅 어느 한 쪽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IT조사업체 메탈그룹이 지난해 세계 47개국을 대상으로 IT분야의 지식인력과 기술혁신력, 세계화 등을 조사한 결과 우리 나라의 IT경쟁력 지수는 조사 대상국 가운데 38위에 불과했다. 1,2위를 차지한 미국 일본은 물론 경쟁 상대인 대만(10위)과 중국(37위)에도 뒤쳐졌다.

특히 특허등록과 연구개발비 지출 등 기술 혁신력 분야에서는 9위를 차지하고도 수출과 해외투자 등 세계화 부문에서 43위, 벤처 자본 이용도와 기업가 정신 등 경제활력 부문에서 44위에 그친 것은 우리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연구개발에 매달리며 혹한기를 견뎌온 IT 벤처 기업의 경우 기술 잠재력만큼은 세계적 업체들도 경계하는 수준이다.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올들어 국내 IT업체들에 대한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시스코시스템스와 루슨트테크놀로지 등은 올해 해외 시장에서는 드물게 한국에 별도 연구소를 설립, 국내 연구인력을 유치키로 하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술과 마케팅의 조화 필요

올해 IT업체들의 사활을 가를 최대 변수는 각종 표준을 둘러싼 경쟁이다. IMT- 2000서비스를 시작으로 홈네트워킹과 블루투스, DVD에 이어 차세대 멀티미디어 압축기술인 MPEG21까지 세계 IT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표준 확보를 위해 올 한해동안 격전이 벌어진다.

각종 표준전쟁은 소비자가 승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술의 우수성과 함께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의 마케팅 능력을 의미하는 '시장 지배력'이 관건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조사 능력과 마케팅 역량이 떨어지는 국내 IT 벤처기업의 경우 잘못된 방향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연세대 경영학과 김준석교수는 "국내 IT업체 가운데는 원천기술보다는 응용기술 분야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곳이 많아 표준전쟁의 결과에 따라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며 "1차적으로는 CEO가 세계 시장동향에 관심을 가져야겠지만 정부와 대기업, 벤처기업의 밀접한 협력관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능성 있는 기업을 키워라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으며 "향후 10년간 국내 IT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13%를 넘어서는 등 발전을 거듭해 한국경제를 이끄는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외에도 네트워크장비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각 분야에서 글로벌 스타가 하루 빨리 나와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학적인 분석과 시장조사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가능성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이 부단히 실시돼야 한다"며 "일단 업체가 선별되면 이들 업체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등 '선택적 집중'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비즈아이닷컴 이현국대표

"이제는 글로벌 마케팅 감각을 갖출 때입니다."

IT프론티어21 사업 주관사인 e-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비즈아이닷컴(www.Bzeye.com) 이현국(42)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이번 선정사업을 통해 국내 IT업체들이 세계 시장에 견줄만한 기술력은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IT업계가 한국 경제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내수시장에만 집착하지 말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마케팅 감각이 필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국내 IT기업 대부분이 국내 중심으로 사업을 펼친 후, 성공하면 해외로 진출하는 천편일률적인 방식을 택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아웃소싱을 통한 마케팅 전문화와 해외시장 환경조사를 사업초기 단계에서부터 끊임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갖춰져야 해외 진출 시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내 기술력이 당장은 경쟁력은 있지만 미래에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표준화를 획득해 지속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기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짧은 IT역사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이상으로 쌓아올린 인프라만 놓고 봐도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향후 초기 시장 진입과 관련한 IT시장규모 예측, 경영전략, 성공컨설팅 전략 등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업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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