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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볼거리 바꾼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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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볼거리 바꾼 광우병

입력
2001.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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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광우병 공포로 대중의 기호와 풍속이 바뀌고 있다. 말고기가 때아닌 인기를 얻는가 하면 승리한 투우사가 쓰러진 소의 귀를 관중들에게 던지는 낯익은 장면이 사라졌다. 프랑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쇠고기 소비는 지난 3개월간 40%가 줄어든 반면 말고기 수요는 60%정도 늘었다.프랑스와 벨기에 등에서 말고기가 이처럼 인기를 얻으면서 말고기를 먹지 않는 영국에서는 햄프셔 산림지대 뉴 포레스트의 야생 조랑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뉴 포레스트의 조랑말들이 경매를 거쳐 프랑스와 벨기에로 수출돼 결국 도살된 뒤 식탁에 오른다고 주장했다. 영국 세관당국은 영국에서 유럽 본토로 수출된 말고기과 조랑말고기가 지난 5년간 배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스페인에서는 승리한 투우사가 자신의 칼에 무릎을 꿇은 소의 귀를 잘라 관중들에게 던지는 풍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으며 쓰러진 소를 즉석에서도 살해 고기를 파는 일도 이제는 없다. 투우장에 소를 공급하는 육종업자들은 고기를 팔기 위해 광우병 검사를 받느니 차라리 투우 경기에 나섰던 소들을 모두 소각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쇠고기 판매가 50% 감소한 가운데 에뮤, 타조, 캥거루, 악어 고기 등 이색적인 고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이탈리아에서는 말고기 수요가 늘자 말도둑도 함께 늘고 있다. 일부 말 목장 주인들은 도둑을 막기 위해 경비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우병 파동은 로마 교황청의 식단도 바꿔 이번 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식사 메뉴에서는 붉은 고기가 사라졌다고 교황청의 정육담당자가 말했다.

/파리ㆍ마드리드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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