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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하성란 '눈물의 이중주' / 두작가 합작소설집 처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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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하성란 '눈물의 이중주' / 두작가 합작소설집 처음 나와

입력
2001.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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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서로 다른 작가가, 한 가지 테마로 각각의 소설을 써서, 하나의 작품집으로 묶어내는 합작소설집이 선보였다.도서출판 하늘연못에서 펴낸 '눈물의 이중주'는 현재 우리의 젊은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박상우(43)씨와 하성란(34)씨가 '눈물'을 주제로 쓴 공동작품집이다.

각자 색다른 개성과 변별적 문학세계를 지닌 두 작가가 한 권의 앤솔로지를 낸 것은 우리 문학사상 처음이다.

최근 일본의 두 남녀 작가가 한 작품을 교대로 써 나간 '냉정과 열정 사이'란 소설이 번역소개돼 화제를 모은 적은 있다.

박씨와 하씨, 두 작가의 신작은 주인공도 소재도 이야기도 다르지만 '눈물은 단절된 세상의 문을 여는 최초의 언어'라는 공통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박씨는 중편 '매미는 이곳에 살지 않는다'에서 삶의 의미를 눈물과 울음, 생명과 소멸, 폭우 등의 이미지로 엮어나갔다.

주인공 나는 실종된 형과 그의 애린 마린과의 관계를 추적하면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깨달음의 진로를 발견한다.

"모두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겉으로는 드러내놓고 맘껏 울지 못하는 존재들, 인간은 모두 속으로 울어야 하는 매미들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박씨는 특유의 낭만적이고 심미적이면서도 절제된 문체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하성란씨의 '여름 방학'은 이제 막 세상에 눈뜨면서 그 질서에 편입되어 가는 10대 후반의 여고생들이 주인공이다.

아이를 낳고 요양원에 갇힌 여고 2년생 명희, 길거리 농구팀의 소녀들, 그들의 가방을 훔친 한 소년의 죽음 등 사건이 하씨 특유의 정밀한 묘 사의 문체로 그려졌다. 일상에 대한 깔끔한 묘사가 묘한 김박감으로 생의 실체를 길어올리는 것은 하씨 소설의 특장이다.

출판사 측은 이 소설을 '등불 아래의 소설'이란 시리즈의 첫 권으로 펴냈다. 이어서 윤대녕 성석제 김영하 조경란 배수아 한강 등 젊은 작가들이 한 가지 주제 아래 공동작업하는 작품을 잇달아 펴낼 계획이다.

처음 시도되는 이 같은 글쓰기 방식이 우리 문학의 새로운 출구를 열 수 있을지, 독자들의 반응은 어떠할 지 기대된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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