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 하락 현상이 지속되면서 비교적 안전한 은행 예금보다는 '수익형'상품으로 돈이 급속히 쏠리고 있다.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 자금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투신이나 종금, 신용금고 등의 수신고가 올들어 13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의 관계자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놓고 저울질하던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 금리가 연 6%대로 진입하자 수익성을 택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며 "한은이 8일 콜금리를 내린 데 따른 후속조치로 앞으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더욱 낮출 예정이어서 자금 이동이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투신사 머니마켓펀드(MMF), 장ㆍ단기 채권형펀드, 은행 추가금전신탁과 신노후생활연금신탁 등을 최근의 '5대 인기 상품'으로 꼽고 있다.
■투신ㆍ종금 '돈 벼락' 비명
올들어 투신권에 들어온 자금은 1월 7조4,336억원, 2월들어 7일까지 2조4,611억원 등 총 9조8,947억원이나 됐다.
1월에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MMF에 9조7,000여억원이 몰린 반면 다른 상품은 인기가 없었으나 2월에는 채권형 상품의 수신고가 1조7,000억원이나 늘어 MMF 증가액(1조687억원)을 앞질렀다.
최근 관심을 끄는 투신 상품은 채권형 펀드. 1월에는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 상품이 장기상품을 앞섰으나 2월에는 장기상품 수신 순증액이 1조158억원으로 단기상품(7,223억원)을 앞질렀다.
종금사의 발행어음과 어음관리계좌(CMA) 예탁금 잔고는 지난해 10~12월 중 무려 3조6,190억원 감소했으나 올 들어서는 증가세로 반전, 1월 중 6,842억원, 2월 중 359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내내 큰 폭 감소세를 기록하며 고사(枯死)위기에 놓였던 은행신탁도 최근 신노후생활연금신탁과 추가금전신탁 증가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어떤 상품 인기끄나
투신사의 채권형 상품은 가입시점과 상품 종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연 6~8%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만 혼합형, 주식형 상품은 판매고가 줄어들고 있다.
채권형상품이 채권운용 수익에 따라 배당하는데 비해 3개월물이 주류를 이루는 MMF는 확정이자를 지급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종금사 발행어음은 5,000만원까지 원금이 보장된다. 3개월 만기 상품이 주종이며 연 6.5% 안팎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은행 신노후생활연금신탁의 경우 5,000만원까지는 원금이 보장된다. 배당률에 따라 이자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세금우대도 가능하며 1년에 연 10~12% 가량의 수익률을 낸다. 추가금전신탁은 단기상품으로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3개월만기 상품은 연 10~1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정희전(鄭熙全) 한국은행 통화운영팀장은 "고객들의 성향이 안전성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금리 추이에 따라 은행 예금이 다른 부문으로 더욱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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