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전북 군산기지에서 발생한 공군 F-5E(일명 타이거Ⅱ)전투기의 공대공미사일(AIM- 9ㆍ사이드와인더) 오발사고는 미제 불량무기제품에 의한 첫 사고로 기록됐다.특히 사고 원인이 된 전원공급부품 (Power supply)이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해 무기를 수출하는 해외군사판매(FMS)방식을 통해 도입된 것이어서 우리 해외도입 무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이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전원공급부품은 핵심장비인데도 불구하고 FMS 규정에 묶여 우리 공군이 정비를 위해 분해할 수 없도록 돼 있었으며, 따라서 사고가 나기까지 불량 여부를 알아낼 수도 없었다.
F- 5 계열 전투기의 무장관련 부품 가운데 분해가 불가능한 부품은 왼쪽 날개 전ㆍ후방에 장착돼 있는 전원공급부품 등 2종이다.
더욱이 최신 기종인 F-16 전투기 등은 분해할 수 없는 품목이 무장 관련 부품만 120여개 달해 비행기 전체가 불량품인지 정상품인지도 확인하지 못한채 운행을 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 측이 이 부품 도입시부터 철저히 협상을 했었다면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FMS 방식의 다른 문제점은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한다는 조건 때문에 가격도 비싸게 들여온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전원공급부품의 경우 98년 개당 420만원에 들여왔지만 3년도 되지 않은 올해에는 3배 가까이 오른 개당 1,200원에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8년이 IMF 직후로 환율이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폭은 3배를 훨씬 초과한다.
더욱 큰 문제는 미국측이 수출 후 1년간만 하자 보수를 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우도 미국측이 완벽하게 정비나 교체를 해줄지는 미지수다.
군 전문가들은 "정밀 안전검사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여 이번 사고로 인한 전투력 손실도 엄청나다"며 "이번 기회에 미국의 '횡포'에 가까운 무기판매방식에 대해 우리 군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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