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이 한국대표팀을 맡은 뒤 '뜨는 별'과 '지는 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잘 나가던 스타들이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벤치를 지키는가 하면 '별 볼 일이 없던 선수'가 새로운 별로 떠오르고 있다.'히딩크사단'에서 가장 빛난 별은 고종수. 불성실한 훈련태도와 부상으로 대표팀을 들락거렸던 그는 발군의 경기감각과 개인기로 단번에 왼쪽 미드필더 자리를 굳혔다.
히딩크 감독은 "고종수처럼 여러 전술적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했을 정도였다.
수비수 심재원과 송종국도 새롭게 주목받은 경우. 심재원은 아직까지 지역방어에 대한 개념이 부족, 여러 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으나 히딩크사단에서 전경기출장을 기록중이다.
유럽팀에 대비, 체격조건이 좋고 스피드를 갖춘 선수를 키우려는 히딩크 감독의 배려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른쪽 풀백 송종국(21)은 11일 두바이 4개국대회 아랍에미리트전에서 샛별처럼 반짝였다.
허정무 감독의 올림픽팀에서 교체멤버였던 송종국은 돌파력과 센터링, 수비력은 물론 골까지 넣어 히딩크 감독의 눈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또 11일 벨기에에서 합류하자 마자 후반 교체출전해 한 골을 넣은 설기현(벨기에 안트워프) 역시 히딩크 감독의 인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94년과 98년 월드컵팀의 스타 서정원과 올림픽팀의 오른쪽 풀백 박진섭은 히딩크 사단에서 '지는 별' 신세. 특히 박진섭은 아직 출장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서정원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두 차례 교체 출장했으나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처음에 히딩크 감독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박성배는 3차례 출전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해 다소 주춤한 상태.
또 올림픽팀에서 허정무 감독의 총애를 받던 이영표 박지성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서동원 유상철 등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기존 대표팀의 대들보인 홍명보와 김도훈은 히딩크 감독에게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자리를 오간 유상철은 아랍에미리트전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누가 끝까지 살아 남을지 점치기 어렵다. 공격포지션에는 앞으로 이동국 안정환 황선홍 등 톱스타들이 가세하고 수비는 히딩크의 '4백시스템'을 아직 소화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히딩크 감독의 성향으로 볼 때 체격과 체력,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가 경쟁에서 유리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경기감각도 갖춰야 한다.
결국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만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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