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알려지는걸 원치 않아요. 단지 제가 어려울 때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는 것 뿐입니다"포천중문의대 산부인과 조주연(趙周衍ㆍ53)교수는 전북 군산 신흥동 있는 대지 290여㎡ 건평 50㎡ 규모의 한옥을 1억5,000만원에 사들여 '군산 우리집'이라는 자립생활관을 오는 3월 개원한다.
조교수는 이 집을 자신이 고아가된 1962년부터 67년까지 살았던 아동복지시설인 '구세군 군산후생학원' 바로 옆에 마련했다.
"하루는 후생학원 원장님께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원생들이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고아원 나온 후 취직전까지 머물 수 있는 자립생활관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 18세가 되면 자동적으로 퇴소하는 원생들이 살게 될 군산 우리집은 올 초 군산 후생학원을 퇴소한 5명이 살게 되며 운영비도 조교수가 모두 지원한다.
그는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며, 어머니는 중학교 2학년 때 세상을 떠났다. 그 길로 남동생과 함께 군산후생학원에 들어와 신문배달과 이발소보조 등을 하며 군산북중 야간부를 마쳤다.
군산고를 6개월 만에 중퇴한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자신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1968년 연세대 의대에 입학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입증하듯 고 유일한 박사의 입학금 지원과 구세군 선교사의 후원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조교수는 항상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던 후생학원을 88년부터 매년 10여차례 방문, 컴퓨터를 기증하는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크리스마스때는 원생들에게 직접 하모니카를 불어주며 정을 나눈다.
그는 "군산 우리집이 어렵게 살고 있는 후배들의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인근 주택을 매입해 무의탁노인을 위한 복지시설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산=최수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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