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화산업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문화관광부가 12일 발표한 '2000 문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1999년 영화 방송 애니메이션 음반 게임 등 5개 주요 문화산업의 총매출액은 국내총생산(GDP) 483조 7,778억원의 1%에도 못 미치는 4조 4,96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액도 1억 9,138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1,436억 달러의 0.14%에 불과했다.
문화관광부가 미래형 산업으로 각광 받는 문화산업 주요 5개 분야의 매출액ㆍ종사자ㆍ제작비용ㆍ제작편수 등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통계는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이 지난 해 6~12월 전국 문화콘텐츠 산업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ㆍ팩스ㆍ방문 조사를 통해 작성됐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총매출액 4조 4,962억원은 전세계 문화산업 시장규모인 1조 186억 달러(1,222조 3,200억원)의 0.3%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첨단 문화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영화 산업은 3,1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체 매출액의 7.0%에 그쳤다.
제작편수도 순수 영화는 52편에 그친 반면, 비디오물(2,900여 편)과 광고영상물(3,100여 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우는 더욱 열악하다. 총 제작편수 3,135편 중 순수 창작물은 16.4%인 514편에 불과했고 '하청'(2,016편, 64.3%)과 '재하청'(560편, 17.7%)으로 제작된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총사업체수는 1,124개, 종사자는 4만 55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영화분야가 440개(39.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방송(242개, 21.7%) 음반(178개, 16.0%) 게임(154개, 13.8%) 애니메이션(110개, 9.9%) 순이었다.
종사자 수는 방송(1만 8,965명, 46.8%) 애니메이션(1만 3,939명, 34.4%) 영화(3,959명, 9.8%) 순이었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최영섭 연구원은 "매출액이나 수출 금액으로 볼 때 국내 문화 콘텐츠산업은 아직 영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기본 통계자료가 완성된 만큼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문화산업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국제적 수준의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1조 5,000억원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문화콘텐츠 육성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콘텐츠 개발업체에 시설비용 등을 장기저리로 융자하는 등 금융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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