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동' 목진석 5단이 금년 봄부터 중국 바둑계로 진출한다. 한국기원이 최근 목 5단의 중국 진출을 허락하는 내용의 공문을 중국기원 측에 발송함에 따라 목 5단은 4월부터 중국의 도시 단체 대항전인 '중국위기연새(中國圍碁聯賽)'에 충칭(重慶)팀 소속 선수로 출전할 예정이다.중국인들과 의사 소통에 전혀 불편이 없을 정도로 중국어가 능통한 목 5단은 평소 중국을 자주 왕래하며 중국 기사들과 교분을 쌓아 왔는데 이번 중국 진출건도 평소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던 중국 신예기사 류징(劉菁) 8단의 주선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위기연새는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등 도시별로 구성된 12개팀(각 팀당 선수 6명)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양쪽 도시를 오가며 두 번씩 대결을 치러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 총 상금 규모는 우리 돈으로 3억원이다. 풀리그전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한 선수가 연간 22판을 두게 되므로 목 5단은 앞으로 양쪽 대국 스케줄에 맞춰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기사 생활을 하게 된다. 충칭팀은 저우허양(周鶴洋) 8단, 위빈(兪斌) 9단, 류징 8단, 구리(古力) 5단 등이 소속된 강팀으로 1, 2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목 5단의 중국 진출 조건은 왕복 항공료와 체제비 일체를 중국측이 부담하고 대국료와 우승 상금은 중국 선수와 똑같이 배분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목 5단은 수입의 일정 액수를 한국기원에 납부해야 한다.
중국 바둑계에서 외국인 기사가 활동하게 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루이나이웨이- 장주주 9단 부부가 활동하고 있으나, 이들은 완전히 한국기원 소속으로 되어 있는데 반해 목 5단은 한국기원 소속을 유지하면서 중국에서 벌어지는 특정 대회에만 용병 형식으로 참가하는 것이 특색. 이 같은 방식의 프로 기사 교류는 처음이어서 앞으로 국제 바둑 교류의 새로운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기원이 목 5단의 자국내 활동을 허락한 것은 중국 기사들과 평소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데다 지난해 목 5단이 '세계 최강' 이창호를 누르고 바둑왕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국제적인 스타로 충분히 상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루이나이웨이 9단의 고향인 상하이 팀에서도 루이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를 계기로 앞으로 국내 기사들의 중국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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