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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간 '게놈지도' 완성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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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간 '게놈지도' 완성의 뜻

입력
2001.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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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살고 있는 60억 명의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외모와 성정(性精)을 갖고 있다. 바로 인간 세포핵의 염색체 안에 들어있는 2만6,000개~4만개로 추정되는 유전자가 부리는 조화의 결과이다.국제 콘소시엄인 인간게놈 프로젝트(HGP)와 미국 생명공학 회사인 셀레라 지노믹스가 12일 발표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사람의 유전자는 약 10만개로 알려져 왔으나, 연구결과 그 수가 예상보다도 적다는 사실에 과학자들 마저 놀라고 있다.

인간의 유전자수는 실험에 많이 쓰이는 초파리의 유전자 1만3,600개의 두 배 정도이고, 그 중에, 200개는 진화과정을 통해 박테리아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모두 생물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 발견들이다. 기껏 초파리보다 2배 많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인간은 초파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고등동물의 형질과 고도의 정신 체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생명의 비밀이 풀렸다고 해석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그러나 인간 유전정보가 급속히 인간의 지식과 기술의 체계 안에 편입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

판도라 상자의 뚜껑이 열린 셈이다. 완성된 게놈지도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조만간 이들 개별 유전자들의 기능을 파악하게 되고 이에 따른 응용방법이 개발될 것이다.

게놈지도의 완성으로 가장 희망적인 분야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이다. 인간의 생노병사의 비밀이 감춰진 곳이 유전자이므로 이를 찾아내면 유전병을 막고 이를 치료하는 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상업적 이해도 첨예하게 걸려있어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국가 경쟁력과 결부되어 치열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게놈 연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해 그만큼 연구개발에 불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바이오 분야를 국가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마당에 그 기초가 되는 게놈연구에 방심할 수는 없다.

정책당국과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러나 과연 유전자 지도완성이 인간을 골고루 행복하게 할지는 의문이다.

가까이는 빈부의 차이로 게놈정보의 이용에서 차별이 생길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우수한 형질을 조합한 새 인간이 태어남으로써 인류사회는 또 하나의 갈등구조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21세기 후반에 발아한 정보통신과 생명공학의 두 분야에서 불어오는 천지개벽의 바람앞에 우리가 서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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