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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렇게] (7)영어 모른다고 외국인 피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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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이렇게] (7)영어 모른다고 외국인 피하지말자

입력
2001.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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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막 도착한 외국인에게 "What do you think of Korea?"라고 묻는가 하면, 심지어 김포공항을 나서는 외국 손님에게 "How do you like Korea?"(한국이 얼마나 좋으냐?)라고 묻기도 한다. 이때 어느 미국인은 재치있게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It's a beautiful day!"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사실 그 이상 무슨 할 말이 있을까.평소 외국인을 접하기 어려운 보통 사람들에게 월드컵은 안방에서 외국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외국인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자칫 친절이나 우호보다는 당혹감만 불러일으키기 쉽다. 이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몰려 올 것이다. 어떻게 외국 손님을 맞아야 할까.

우선 월드컵 때문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영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처럼 영어권 국가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온다. 이들과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표준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숙어나 속어, 국지적 영어는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보다 영어 발음이 시원치 않은 민족들도 많다. 영어 좀 한다고 혀를 억지로 꼬부리거나 하면 더 어색해질 것이다. 있는 그대로, 투박한 발음 그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웬만큼 친해지기 전까지는 사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외국인 친구를 배려하는 길이다. 나이, 직업, 가족사항 따위는 상대방이 스스로 운을 떼기 전에는 먼저 물어서는 안 된다.

나라마다 풍습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호기심을 절제하고 외국인을 대해야 한다.

길을 안내할 때에도 복잡한 영어 표현보다는 쉽고 편한 영어로 접근하자. 도움을 줄 때에는 내가 이러이러한 것까지 돕고자 한다는 내용을 상대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어느 한국인은 외국 손님을 태우고 자기 회사까지 가면서 거의 말이 없어서, 이 외국인이 말도 못하고 몹시 불안했었다고 한다. "Let me give you a ride to Jongro."(종로까지 태워 다 드리죠)같은 기본표현이라도 해줘야 상대가 안심할 것이다. 이런 배려는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영어 못지 않게 중요한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무엇보다 영어를 모른다는 핑계로 외국인을 피하지 말자. 뉴욕에서도 어쩌다 길을 묻거나 도움을 청하면 "No English"하며 도망가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를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살면서 영어를 못하므로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여기는 한국이다. 우리를 찾아온 외국인에게는 "My English is poor, but I'll try to help you."라고 시작하면 된다. 그들이 감동하는 것은 한국인의 영어가 아니고, 한국인의 진심어린 친절이다. 먼저 외국인에게 다가가 "May I help you?"라고 말해보자.

임귀열 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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