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본인은 말을 아끼지만 '대권 구상'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집권당 대표가 돼 금의환향한 울진에서의 주말 2박3일 일정도 여권 내 영남 대표성을 갖는 차기 주자로서의 위상 구축에 다름 아니었다.김 대표가 10일 울진 불영사를 방문, 대웅전에 들어가 불상을 향해 합장례를 취한 것은 특히 화제가 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가 정계입문 후 대웅전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 후에도 화엄사, 동화사 등을 방문했으나 법당엔 들어가지 않았다.
김 대표는 11일 방영된 포항 MBC와의 회견에선 "대구와 경주사이에 경마장 건설을 검토하겠다"며 지역민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사과수출단지 방문, 농민단체 간담회 등 8개 일정을 숨가쁘게 소화한 뒤 11일 오후 서울로 돌아 왔다.
김 대표는 자신의 행보가 당내 경쟁을 촉발시킨다는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고향에서의 큰 정치인과 서울에서의 큰 정치인은 의미가 다르다"며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을 액면대로 받아 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 대표는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 직후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를 만났을 때 "곧 대표가 될 것"이라며 "차기 대선에서의 영남후보 구도에 나를 포함시켜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용(龍)에서 빼달라"는 김 대표의 말과는 달리 그의 용트림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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