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초ㆍ중ㆍ고교의 담장이 사라지고 생태연못이 조성되는 등 학교시설이 지역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또 주차난을 겪고 있는 주택가 학교 운동장 지하에는 대규모 주차장이 들어선다.서울시는 11일 시와 시교육청 협의기구인 교육정책협의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학교 공원화 사업'을 전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 연내 60개 학교 공원화
서울시는 먼저 연말까지 60개 학교를 대상으로 공원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총 1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는 학교당 최고 2억원이 지원되며, 4월부터 학교별로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선정된 각급 학교는 ▦담장개방 ▦생태연못 조성 ▦자연학습장 설치 등 사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 주택가에는 지하주차장
시는 주차장 확보가 어려운 주택가를 대상으로 운동장 등 학교부지 내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기로 했다. 설치비용은 시와 구가 분담하고 운영권은 학교장에게 일임할 방침이다.
지하주차장은 1998년 1월 시범학교로 지정돼 공사중인 금호초교(주차능력 164대)에서 10월 첫 선을 보이게 된다.
시는 이어 올 상반기중 금천구 독산고(12월 완공예정ㆍ60대)와 종로구 창신초교(2003년ㆍ200대)에 대해 각각 19억원과 74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신ㆍ개축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주차장 사업을 추진한 뒤 기존의 학교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각급 학교의 반발
시내 초중고(1,142개교) 대부분은 공원화와 관련, 도난방지 등 개방에 따른 보안대책과 시설물 파손시 보상안이 마련될 경우 크게 반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하주차장은 학생들의 안전은 물론 매연ㆍ소음 등 공해발생에 따른 교육환경 저해 등의 문제점이 많아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구 관계자는 "관내 학교와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나 학교측의 반발이 적지 않다"며 "기존 학교에 주차장을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B초교 교사 정모(30ㆍ여)씨도 "지금도 학생들이 차량 사이를 곡예하 듯 등하교하고 있다"며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전시설 확보는 물론 문화공간이나 체육시설 등을 설치해주고 주차장 운영권을 학교장에게 일임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 주차장 사업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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