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였던 2기와 팀주장들로 구성된 3기 선수협의 스토브리그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단법인화를 주장한 선수협 강경파들은 대거 트레이드돼 팀을 떠난 반면 2기 선수협을 대신해 들어선 3기 선수협 임원들은 대부분 연봉협상에서 상한가를 쳤다.선수협 3인방 가운데 한명인 마해영은 롯데 간판스타라는 명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무명 2명과 전격 트레이드됐다. 강경파였던 2기 선수협에 대해 가장 강경한 노선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진 롯데는 어울리지 않는 트레이드로 가장 눈에 띄는 보복조치(?)를 취한 셈. 롯데는 1988년 당시에도 선수단체결성에 앞장섰던 최동원, 김용철등 간판들을 내칠만큼 선수단체에 예민하게 대응해왔다. 두산은 최고 히트상품 '우동수트리오'를 과감히 폐기하는 조치로 팬들을 의아하게 했다. 두산은 우즈- 김동주-심정수로 이루어진 우동수 트리오의 한축인 '꼬마장사' 심정수를 지난 9일 현대 좌타자 심재학과 맞트레이드했다. 심정수는 선수협 활동으로 자유계약선수로 공시까지 됐던 핵심멤버. 연봉협상과정에서의 불성실한 훈련태도가 표면적 이유였지만 역시 선수협 활동에 따른 보복조치라는 인상이 짙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트레이드는 같은 날 현대가 심각한 전력손실을 감수하고 최고의 중간계투요원 조웅천을 신생팀 SK에 조규제를 묶어 15억원에 내준 것. 지난 포스트시즌서 완벽한 중간 허리역할을 해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웅천은 뜻밖의 트레이드로 다음날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지에서 눈물을 뿌리며 귀국길에 올랐다. 신생구단의 전력보강을 통한 프로야구의 균형발전이 현대가 내세운 이유. 하지만 흔들리는 모그룹 사정에 따른 자금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설에 덧붙여 조웅천이 선수협 무풍지대였던 현대에서 선수협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이 원인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밖에 선수협 초기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6명중 SK 간판스타인 최태원은 연봉 1억원으로 동결됐고 해태 박충식은 지난 시즌 실적이 없는 이유로 25% 삭감된 6,000만원에 계약했다.
반면 강경파인 2기선수협을 대신해 들어선 3기 집행부는 대부분 연봉협상에서 휘파람을 불었다. 신임회장 이호성은 올시즌 8,500만원에 계약, 1,000만원(13.3% 인상)이 올랐고 부회장인 SK 양용모는 22% 인상된 5,600만원에 계약했다. 또 선수협 집행부로 선임된 안경현(두산), 김정민(LG), 김인호(현대)는 각각 27%(8,000만원), 51%(6,800만원), 29%(8,000만원)등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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