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9일 5년5개월만에 재할인율 0.5%를 0.35%로 인하, 13일부터 적용키로 결정한 것은 최근 주가하락 등으로 뚜렷해진 경제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다.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는 금리인하 결정 직후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기본 인식은 변함이 없으나 회복 속도의 감소를 느낀다"며 "내외의 시장에서 무슨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어 금융시장의 안정을 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7~9월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0.6%로 하향 수정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경기가 제자리 걸음으로 돌아선 가운데 회계결산월인 3월의 급증하는 자금수요에 따른 금융기관과 기업의 불안을 씻으려는 것이 우선 목적이다.
같은날 일본 정부ㆍ여당이 발표한 증시 부양책과 함께 시장에 당국의 분명한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은행은 또 금융기관이 언제든 연 0.35%의 금리로 자금을 갖다 쓸 수 있는 롬바르트융자 제도의 도입을 결정, 단기금리의 지표인 1일물 콜금리가 시장의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날 때도 유도목표인 연 0.25%를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재할인율 인하를 보완하는 조치로서 금융시장에 언제든 저리의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보장한 셈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요구해 온 양적 금융 완화, 즉 통화 공급 증대를 피하면서 실질적으로는 같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최저 수준인 0.5%의 재할인율을 다시 0.15% 인하,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수단은 거의 없어졌다. 또한 10%를 웃도는 부실채권을 안은 금융기관의 대출 기피가 계속되고 있어 금리인하가 실제로 자금 공급을 늘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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