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야기하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배구처럼 리듬을 많이 타는 경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상대에 대한 조그만 압박감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개막전에서 맞붙어 3_0으로 싱겁게 승리를 따낸 삼성화재가 11일 동해에서 벌어진 2001삼성화재 슈퍼리그 2차대회 마지막날 경기서 맞수 현대자동차를 또 다시 3_0으로 일축하고 7전승으로 우승했다.
선수 개인별로 비교해 보면 결코 떨어질 것이 없는 현대지만 삼성과 맞붙기만 하면 기대이하의 결과가 나타나니 강만수감독으로선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0-3으로 셧아웃당할 전력이 결코 아니었다.
결국 1세트서 박빙의 경기를 펼치다 아깝게 놓친 현대는 2세트 들어 빈틈없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멸했다고 할 수 있다.
2세트 1_2서 2개의 완벽한 스파이크가 상대 수비에 걷어 올려진 뒤 삼성 김세진의 블로킹에 막혀 추가 실점하자 표면으로 떠오른 두려움이 범실로 연결된 것이다.
이후 6_8서 후인정, 홍석민이 잇따라 3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4점을 헌납, 6_12로 처지면서 사실상 추격은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첫 세트서 잘 되던 서브리시브마저 흔들리고 장기인 블로킹마저 빗나간 현대는 이렇다할 반격 한번 펼치지 못했다.
3세트 11_11서도 한꺼번에 무려 6점이나 내줄 정도로 무기력했다. 라이벌의 명승부를 기대했던 팬들도 싱거운 한판이었다.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이날 복귀한 신진식은 20득점(공격성공률 76%)을 기록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삼성 신치용감독은 "서브와 집중력에서 현대에 앞선 것이 승인"이라고 간단히 밝혔지만 현대 선수들은 삼성에 맞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확실한 정신개조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한편 2001 삼성화재 슈퍼리그 3차대회는 15∼21일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다.
개막전은 삼성화재_상무전. 남자부 삼성화재 현대자동차 LG화재 상무가 풀리그를 벌여 챔피언결정전 진출 두 팀을 가리고 여자부 5팀도 3차 풀리그를 벌여 최종 두 팀을 가린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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