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탈(脫) 정쟁 행보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들어 일선 당무에서 한 걸음 비껴서 있다.제 217회 임시국회 개회(5일) 이후에는 아예 원내대책위 위원장인 최병렬(崔秉烈) 부총재에게 각종 회의 주재를 위임한 상태다. 돌발 상황이 없는 한 현 임시국회가 계속되는 2월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당무대행 체제'를 유지할 생각이다.
이 총재는 또 올해 중에 미국ㆍ일본ㆍ중국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원래는 작년 가을에 다녀 올 생각이었으나 국회 파행 와중에 때를 놓쳤고, 국회가 정상화 된 뒤에는 원내 투쟁에 매달리느라 염을 내지 못했다.
총재실 관계자들은 이 총재의 외국 방문 적기를 3월쯤으로 잡고 있다. 4월부터는 다시 국회가 열리는데, 그런 식으로 무작정 시기를 늦출 수 없는 연유에서다. 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어 더더구나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3월 중 미국 방문은 그 전에 예정된 한미정상 회담 때문에 실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일단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 핵심당직자는 "이 총재의 최근 행보는 대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며 "국회 대표연설에서 언명했던 '국민우선 정치(People First)'가 앞으로는 민생현장에서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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