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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NMD 외교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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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NMD 외교戰

입력
2001.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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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놓고 이를 추진하려는 미국과 저지하려는 러시아가 본격적인 외교전에 돌입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외교ㆍ안보 브레인들이 최근 동맹국들과 연쇄 접촉, 본격적인 NMD 설득 작업에 들어가자 러시아는 미국이 NMD 추진의 명분으로 내세운 이른바 '깡패국가(Rogue State)'들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정면 돌파에 나섰다.▽동맹국을 잡아라

최근 일본 등 동아시아 동맹국들과 잇달아 NMD 문제를 논의한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은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방문, 특별 외무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파월은 이번 회담에서 유럽연합(EU)이 독자적으로 추진중인 신속대응군 창설을 지지하는 대신 NMD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에 앞서 파월은 6일 워싱턴을 방문한 로빈 쿡 영국 외무부 장관과 어느 정도 유럽측과의 이견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가 5일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NMD 추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캐나다는 영국, 일본, 한국 등과 함께 미국이 NMD 가동을 위해 미사일 기지 등을 배치해야 하는 핵심 국가이나, 기지 제공에는 유보적 입장을 취해왔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이 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서 "미국은 동맹국의 NMD 체제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것도 동맹국들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푸틴 北·이란 정상회담 미사일위협 명분깨기

군비경쟁·우주계획등 군사적 대응도 강화

▽깡패국가를 잡아라

미국의 NMD 강행에 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하메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각각 3,4월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7월 빌 클린턴 행정부의 NMD 실험 직전에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 외교적 역공에 성공한 바 있는 푸틴은 다시 한번 '협상'을 통해 탄도미사일의 위협을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줄 태세이다.

외교적 압박과 동시에 러시아는 각종 전략무기 협정 폐기와 군비경쟁 재개 등 군사적 위협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이고리 세르게예프 국방부 장관은 4일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탄도탄미사일요격(ABM) 협정을 파기할 경우 러시아는 NMD를 무력화할 우주계획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토머스 윌슨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해군중장)은 7일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인공위성과 우주 감지 장치를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확인했다. 러시아가 최근 새삼스럽게 옛 소련의 부채 청산을 공약한 것도 ABM 협정의 당사자인 소련의 적자(嫡子)임을 재확인, NMD를 저지하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의 신정부는 ABM협정 체결당사자가 구 소련인 만큼 러시아를 상대로 이 협정을 준수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외교전에서 어떤 국가가 승리할 지는 예측키 어려우나 일단 부시 행정부가 NMD 계획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여 협상을 통한 타협이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질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부시, 일방적 核감축 선언할듯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9일 일방적인 핵무기 감축을 포함한 전면적인 군사 전략 재검토를 국방부에 명령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 추진 방안, 해외주둔 미군 전력 등이 포함된 이 같은 재검토 결과는 향후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군사 독트린 발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에게 내려지는 전력 재검토 작업 명령의 핵심은 대폭적인 핵 전력 감축과 NMD 추진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보유중인 7,519개의 핵탄두를 '의미있는' 수준으로 감축함으로써 NMD 추진의 명분과 실리를 얻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될 명령서에는 NMD 추진의 국제법적 걸림돌이 됐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의 파기 여부는 언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의 제 3차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 Ⅲ)에서 양측의 핵탄두를 1,500개 이하로 감축할 것을 제안했으나, 미국은 2,000개 이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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