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를 붙잡고 세속의 번뇌를 씻으며 용맹정진했던 선승들이 3개월 동안의 동안거(冬安居)를 끝내고 산문을 나섰다.이들은 3개월 뒤 하안거(夏安居)가 있을 때까지 발길 닿는대로 전국을 돌아다니면 만행을 하게 된다.
7일 오전 10시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도 동안거 해제 법회가 열렸다. 해인사 각 선원에서 참선에 정진했던 비구ㆍ비구니 110여명과 재가 신자 80여명이 해인사 대적광전에 모여 화두와 씨름했던 3개월을 마무리짓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졌다.
해인사 방장 법전 스님은 법회에서 "해제나 결제가 날짜나 모양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의심이 죽어 있으면 결제를 해도 결제가 아니요, 의심이 살아 있으면 해제를 해도 해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수행자들은 어디를 가든 화두를 놓아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법전 스님은 만행에 나서는 이들을 위해 "큰 지혜는 바다 같아 헤아릴 이 없나니/ 거두고 놓는 일에 구애될 것 없도다/ 고개 돌려 곁의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대의 남은 생명은 버린 뒤에도 살아 나는가"라는 법어를 주었다.
이번 동안거는 82개 선원에서 1,666명의 승려들이 참여했다. 1999년은 1,536명, 2000년은 1,631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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