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등급을 서열에 따라 매긴다는 게 말이 됩니까?"국방부 모 국장은 최근 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문제를 놓고 고심하다 최근 직속 과장 4명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과장의 서열순으로 각 과에 1ㆍ2ㆍ3ㆍ4 등급을 매길 수 밖에 없다. 신참에게는 미안하니, 과원들에게 회식이나 한번 시켜주겠다."
결국 1등급을 받은 과원들은 이달 말 기본급여 80%를, 2등급과 3등급 과원들도 최하 45%까지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하지만 '신참과장'을 모시고 있다는 이유로 4등급을 받아 단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된 과원들은 "도대체 이런 성과급이 어딨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국방부가 정부 방침에 따라 처음으로 지급되는 성과상여금을 놓고 일률적으로 연공서열을 반영하는 바람에 도처에서 '잡음'이 두드러지고 있다. 객관적인 과별 평가기준도 없는데다, 서열과 계급을 중시하는 군의 특성때문이다.
국방부와 달리 최하등급도 성과급을 받기는 하나, 등급별로 25∼30% 차등지급되는 합참이나 육ㆍ해ㆍ공군본부, 대대별 평가를 받는 일선 전투부대 등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군고위 관계자는 "고참과장이 맡고 있는 과에 대해 후배의 과보다 낮은 등급을 줄 경우, 해당 과장은 안팎으로 '매장'된다"며 "과장서열을 따르는 게 그나마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하지만 국방부와 군 관계자 대부분은 "계급을 중시하는 군 조직에다 차등 성과급제를 적용하는 것부터가 문제"라며 "그러나 기왕 할거면 성과급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현행 성과급제에 대한 논란과 불만이 많은 게 사실인만큼, 평가기준을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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