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말 사면권 행사가 의회 청문회 도마에 올랐다. 8일 미 하원 정부개혁위원회에서는 클린턴이 퇴임 직전 사면한 140명중 대표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마크 리치 관련 청문회가 열려 9시간여동안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공화당 의원들은 "리치는 1984년 당시 뉴욕 연방검사이던 루돌프 줄리아니 현 뉴욕시장이 4,500만달러의 탈세 및 적성국가와의 교역 혐의로 기소하자 스위스로 도주했던 인물"이라며 "이 같은 파렴치범을 사면한 것은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법무부의 샌디 와인버그 검사는 "그간 민주당에 1백만달러 이상을 기부한 리치의 전 부인 데니스가 지난해 12월 클린턴에게 전 남편의 사면을 요청했다는 점과 리치의 사면요청이 법무부를 거치지 않고 백악관에 직접 이루어진 사실은 사면의 부적절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백악관 전 법률고문 잭 퀸은 "리치 사면요청건을 놓고 지난해말 에릭 홀더 법무부차관과 상의했다"며 "리치의 사면은 전 부인의 요청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검토해본 결과 사면요건이 충족되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이 같은 논쟁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을 뿐 클린턴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이날 클린턴이 1월20일 퇴임 직전 사면한 140명중 47명이 법무부의 정식 검토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법무부 절차가 누락된 사면자 47명에는 동생 로저 클린턴, 화이트워터 부동산사기사건의 수전 맥두걸, 헨리 시스네로스 전 주택부장관 등 클린턴과 분명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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