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리샴이 새 소설을 내놓으면 아무도 예전만 못하다고 트집잡지 않는다. 또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노래를 불러도 그의 목소리가 과거같지 않다고 불평하는 팬은 없다.하지만 스포츠는 다르다. 타이거 우즈(25ㆍ미국)의 성적이 신통찮으면 당장 언론들은 '무슨 문제가 있길래'라고 되묻는다." 골프닷컴(www.golf.com)에 올라 있는 칼럼니스트 아트 스팬들러가 쓴 "우즈, 언론에 유감있다"는 기사의 일부분이다.
1952년 샌디에이고오픈으로 출발, 올해로 49돌(58년 제외)을 맞은 미 프로골프(PGA)투어 뷰익인터내셔널(총상금 350만 달러)의 화두도 단연 우즈였다.
빡빡머리가 정상적으로 자라 외모만큼은 지난해 전성기 때와 똑같은 우즈가 우승가뭄을 해갈하기 위해 필드로 출격한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레이파인스GC(파72). 갤러리들은 이번에도 우즈 주위로 몰려들었다.
드라이버를 타이틀리스트 975EFS로 바꿔들고 노스코스(6,592야드) 10번홀을 출발한 우즈는 전반9홀에서 버디3개, 후반 첫 홀에서 버디 1개를 보태 슬럼프를 벗어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짧은 퍼팅실패로 연속버디 찬스를 놓치더니 파3의 6번홀(160야드)에서 또다시 천재답지 않은 샷을 날렸다. 6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을 10야드 넘어갔다.
갑자기 바람까지 불어 우즈를 괴롭혔다. 칩샷 뒤 3퍼팅으로 더블보기로 이 홀을 탈출한 우즈는 보기와 버디1개씩을 더 추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48위로 밀려났다.
경기후 그는 "나는 그때 최선을 다했다"며 "아직 시간은 많지 않은가"라고 반문한 뒤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갔다.
▼최경주 3언더 33위 출발
우즈처럼 노스코스를 돈 최경주(31ㆍ슈페리어)는 출발이 좋았다. 버디5개, 보기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33위에 올랐다. 톱10과는 2타차가 나지만 언제든 추월이 가능하다. 더구나 무오버파라운드 행진을 이어가며 컷오프통과도 확실해졌다.
그린적중률(77.8%)과 퍼팅수(29개)에서 안정감을 보인 것이 호성적의 이유.
월요예선전을 통해 출전권을 얻은 재미동포 케빈 나(17ㆍ한국명 나상욱)는 버디3개, 보기6개로 3오버파 75타를 기록하며 138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나상욱은 대회 사상 최연소 출전기록을 세웠다.
▼골퍼가족, 렌트 가이버거의 깜짝신고식
첫날 단독선두로 나선 렌트 가이버거. 그는 PGA투어서 11승, 시니어투어서 9승을 거둔 베테랑 알 가이버거의 아들이다.
또 페퍼다인대학교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형 존도 1997년 미 대학골프대회서 소속팀을 단체전 우승으로 이끈 명코치로 정평이 나 있다.
렌트 가이버거는 93년 Q_스쿨을 통과, 프로무대로 뛰어들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주로 2부투어를 떠돌았다. 하지만 97년 '신인왕'에 올랐고, 99년 그레이터하트포드오픈서 첫 우승컵을 안았다. 당시 줄리어스, 가이 보로스 부자 이후 PGA 사상 2번째로 한 대회 타이틀을 부자가 공유해 관심을 끌었다.
스타성을 인정받은 렌트는 98년 PGA챔피언십 출전권을 얻어 대회 사상 최초로 아버지와 나란히 경쟁하기도 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그는 뷰익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서 이글1개, 버디6개로 8언더파를 치며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지난주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우승자 데이비스 러브 3세(36)는 사우스코스(7,000야드)를 돌며 이글1개, 버디5개로 7언더파 65타를 쳐 렌트 가이버거를 1타차로 추격했다.
대회전 식중독 증세를 보였던 필 미켈슨(31ㆍ이상 미국)도 이글1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8타로 공동15위에 올라, 대회 2연패(連覇)에 대한 희망을 남겼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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