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축구는 언제쯤 자리잡을까.' 8일밤 두바이 4개국 축구대회 모로코와의 1차전서 가까스로 1-1로 비긴 한국축구대표팀의 경기내용은 한 마디로 우려할만한 수준이었다.무엇보다 히딩크축구의 완성시기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전은 내가 한국을 맡은 이후 가장 좋은 경기였다.
세밀한 부분을 보완하면 훨씬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으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우선 전반 슈팅이 한 개도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고 히딩크 감독이 선수 특징에 대한 파악이 늦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히딩크 축구가 빨리 자리잡기 위해서는 한국축구문화와 선수들에 대한 이해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희태(명지대) 감독은 '모로코전의 부진은 포지션 선정의 실패'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발이 느린 박지성을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볼키핑과 패스능력이 떨어지는 유상철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것을 예로 들었다.
김 감독은 "수비조직력을 다듬는 기간은 1년도 부족한 데 이대로라면 선수를 파악하는데만 1년이 걸릴 것"이라며 "히딩크 감독이 허정무 감독 등 한국지도자에게 자문을 구해 우리 축구문화와 선수 성장과정의 특징에 대해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선 MBC해설위원 역시 현재로선 히딩크축구의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없다고 말한다.
"선수층이 얇아 히딩크가 원하는 축구를 구사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히딩크는 (선수들) 몸에 옷을 맞춰야지 옷에 몸을 맞추려 해서는 안될 것 같다"며 선수들의 특징과 한계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허정무 전대표팀 감독 역시 "축구수준과 문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술위원회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만희(전북 현대) 감독은 다소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크라머 감독시절에도 선수들이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했지만 곧바로 전술적 지시사항을 소화해 냈다"며 5월께면 완성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로선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니폼니시 전 부천SK 감독이 팀의 전술(4_4_2)을 선수들에게 숙지시키는데 3년이 걸렸고 그것이 현 조윤환 감독체제하에서 꽃을 피웠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히딩크 감독에게 협회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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