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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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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도스토예프스키

입력
2001.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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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2월9일 러시아의 소설가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가 60세로 죽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19세기 러시아 소설을 대표하는 문호일 뿐만 아니라 발자크와 함께 그 세기의 유럽 산문 문학 전체를 대표할 만한 거장이다.신(神)과 세속의 제도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인간의 내면을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들여다보는 그의 소설들은 '넋의 리얼리즘'이라는 이름으로 20세기 문학만이 아니라 사상계 전반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확신범으로서의 살인자 라스콜리니코프를 통해 죄와 구원의 문제를 파고 든 '죄와 벌', 때묻지 않은 순수성으로 사람들을 화해시키려는 아름다운 사람 미슈킨 공작이 욕망의 인간극(人間劇)에서 패배하는 과정을 묘사한 '백치', 악마적 초인 스타브로긴을 중심으로 이념적 지향이 서로 다른 인물들을 배치하며 악령으로서의 무신론적 혁명 사상을 비판한 '악령', 지주와 농부와 사생아를 등장시켜 세대 갈등 속에서 청년이 추구하는 야심을 그린 '미성년', 존속 살해 사건을 중심에 두고 신과 윤리의 문제를 다룬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등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은 다양한 상황 속의 다채로운 인물들이 내는 다색의 목소리들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들이 어우러져 '도스토예프스키적 세계'라고 부를 만한 통일적 공간을 이룬다.

예컨대 '죄와 벌'의 대립적 인물인 '거룩한 창부' 소냐와 욕정의 화신 스비드리가일로프는 각각 '백치'의 미슈킨 공작과 '악령'의 스타브로긴으로 이어지며, 그 대립은 '카라마조프 형제들'에서 박애주의자 조시마 장로와 무신론자 이반 사이의 대결로 발전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인물들은 인간이라는 존재 안의 긍정성과 부정성을 제각각 전형적으로 구현하며 19세기 러시아를 문학사의 가장 역동적인 풍경 가운데 하나로 만든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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