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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한국 정당정치 실록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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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한국 정당정치 실록 1.2

입력
2001.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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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은 최근 정치인들이 정권욕에 빠져 제 구실을 못한다고 질타했다. 그게 어디 한 두 해 일일까.임시정부 시절부터 해방 후 혼란기를 거쳐 분단과 전쟁, 그 뒤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치인의 부정부패와 지저분한 권력다툼,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에너지 낭비가 있었다.

이 책은 그 오래된 더러운 역사를 들춰내 거울로 삼는 책이다. 항일 독립운동부터 5ㆍ16 군사 쿠데타로 장면 정권이 무너지기까지 384가지의 역사적 사건을 두 권에 상세히 기록했다. 1권은 김일성 집권까지, 2권은 6ㆍ25 전쟁부터 장면 정권까지 다루고 있다.

학문적 관점에서 분석하거나 이론을 주장한 건 아니지만, 제목 그대로 객관적 사실을 기록한 실록이고 한국 정당정치의 뿌리를 밝힌 1차 자료로 가치가 있다.

뉴욕에 사는 90세 고령의 연시중씨가 한문으로 써둔 것을 역시 80 고령인 뉴욕 동포 김윤철씨가 한글로 풀고 자료를 보태고 주요 인물을 따로 소개해 엮었다.

이민 생활 20여년째인 연씨는 한국에 있을 때 농림부 축산연구관, 역사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정치사 자료를 모으고 연구했으며 여러 대학에서 정당정치에 관한 강의도 했다. 김씨는 5ㆍ16 쿠데타 이후 뉴욕에서 박정희 정권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인물.

1권은 좌익 사상을 주로 다루고 있다. 한국 공산주의의 뿌리를 알아야 이념 대립으로 왜곡된 한국 현대사와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통일을 논할 수 있다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책에 의하면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얼굴은 임시정부 초기부터 벌써 나타났다. 레닌이 보낸 지원금 횡령 사건으로 내분을 겪은 것.

안기부 예산이 총선에 유용된 사건으로 시끄러운 요즘의 풍경이 교차된다. 이밖에도 정권욕에서 비롯된 부정부패와 치욕적인 정치적 사건들이 자세히 기술돼 있다.

권력을 좇아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정권욕에 빠져 나랏일을 그르친 내력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정치인들이 먼저 읽고 반성할 만 하다.

독자들은 한국 정치가 어쩌면 그렇게 달라진 게 없을까 하고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신물난다며 도리질치라고 쓴 책은 아니다.

지은이는 과거의 망국적인 정치적 사건들을 돌아봄으로써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분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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