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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당선 아랍권 반응 / "샤론에 맞서라" 머리 맞대는 아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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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당선 아랍권 반응 / "샤론에 맞서라" 머리 맞대는 아랍

입력
2001.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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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세계가 이스라엘에 새로 출범한 극우 강경파 아리엘 샤론 총리의 향후 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아랍의 여론은 샤론을 '베이루트의 도살자'로 부르며 그를 총리로 선출한 이스라엘을 향해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각국 정부들은 대체적으로 샤론 총리가 과연 팔레스타인과 주변 국가들을 향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랍 국가들은 내달 27, 28일 요르단 암만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에 이어 샤론의 등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동의 국제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담에서는 특히 향후 중동평화 과정에 닥칠 난제들을 논의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권의 공조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아랍권은 샤론 총리가 1982년 베이루트 침공 당시 저질렀던 학살 등 과거사보다는 오히려 그의 대 팔레스타인 평화안이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가 제시했던 것 보다 훨씬 팔레스타인에 불리하다는 점을 들어 상당히 우려하고있다.

샤론은 예루살렘의 주권 공유는 있을 수 없으며, 바라크가 팔레스타인측에 내주기로 한 영토의 절반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랍의 분석가들은 이 같은 샤론의 강경 발언으로 미뤄 앞으로 중동 평화 과정이 동결되고, 폭력 사태가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집트, 요르단 등 그 동안 이스라엘과 비교적 평화적 관계를 유지해온 나라들은 일단 샤론이 과연 선거전에 했던 발언대로 대 아랍 강경 정책을 펼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나 양 진영간의 관계가 냉랭해질 것은 분명하다.

샤론 진영 일부에서는 "아스완댐을 폭격하자" "팔레스타인인들은 차라리 요르단에 국가를 창설해야 한다"는 등 과격한 발언을 하고 있어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이라크는 7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군대를 창설키로 했다고 밝혀, 샤론의 등장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아랍의 분석가들은 샤론이 강경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이집트 등은 그와의 대화를 중단하고 그가 권좌에서 물러나기를 기다리는 방향으로 대 이스라엘 정책을 바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독립협상을 벌여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측의 입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측은 "샤론이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 등 수년 동안 이루어진 협상의 결과를 무시할 경우 '피의 투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중재자' 무바라크 …샤론과 줄다리기 주목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정부 출범으로 아랍권과 이스라엘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향후 양측의 중재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다소 소원한 관계이지만 이집트는 1972년 아랍 국가들 중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했으며 미국과도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 동안 여러 차례 중동평화 협상에서도 중재 역할을 해왔다.

내달 요르단에서 열릴 아랍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해 쿠웨이트를 방문중인 무바라크는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기다리면서 지켜볼 것"이라면서 "샤론 총리에 대해 성급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샤론 총리가 중동평화를 목표로 한다면 환영받을 것"이라면서 평화과정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무바라크는 이미 튀니지, 오만, 사우디 아라비아 등을 방문, 아랍권의 대 이스라엘 대응책을 협의했다.

무바라크와 샤론은 72세로 나이가 같으며, 1973년 중동전에서 활약을 한 전쟁영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무바라크는 당시 공군을 지휘했으며, 샤론은 수에즈 운하를 건너 이집트 공격의 선봉 역할을 맡았다. 전쟁의 비극을 잘 알고 있는 무바라크가 샤론과 강경 아랍 지도자들을 어떻게 설득할 지 주목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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