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서 화려하게 조명을 받던 스포츠 스타들이 연예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운동선수 출신 연예인들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오락 프로그램, 드라마 등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지난달 30일 야구를 그만두고 연예계 데뷔를 선언한 전 SK 와이번즈 투수 강병규(28)는 훤칠한 용모에 개그맨 못지않은 재치있는 말로 KBS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SBS '좋은 친구들' 등 3개의 오락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KBS시트콤 '멋진 친구들' 에도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의 방송 재질은 지난해 간간이 출연하던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의 한 코너인 '출발 드림팀' 에서 드러났다. 출연자마저 웃기는 유머와 행동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강병규는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파동이 연예계 진출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만 평소 연예인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야구에서 만큼 연예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궁극적으로 드라마 연기가가 되고 싶다" 고 밝혔다. 야구선수 시절 그의 팬클럽은 이제 연예인 팬클럽으로 변신해 그를 성원하고 있다.
풀을 누비던 수구ㆍ수영선수의 브라운관 진출도 눈에 띈다. 7일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맛있는 청혼' 의 주연으로 나오고 있는 소지섭(24)은 국가대표 수구선수 출신이고, SBS '스포츠 대탐험' MC와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정유진(22)은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활약했었다.
97년 SBS 드라마 '모델' 로 데뷔한 소지섭은 터프한 이미지 때문에 신세대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여자 만세' '좋아 좋아' 를 비롯한 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기용되고 있다.
지난해 SBS '뷰티풀 라이프' 의 '대한해협 횡단' 에서 남자 참가자를 능가하는 뛰어난 수영 실력으로 눈길을 끌며 연예계에 뛰어든 정유진은 늘씬한 몸매와 예쁜 얼굴을 내세워 드라마와 영화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정유진은 "활동하는 무대가 수영장에서 방송사 스튜디오로 달라졌을 뿐이다. 대중의 시선을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두 무대에서 공통된다. 연기 공부를 하고 있어 조만간 연기자로서 시청자와 만날 계획이다" 고 말한다.
운동선수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연예계 스타로는 강호동(30)을 꼽을 수 있다. 1988~92년 씨름선수로 활동하며 5회에 걸친 천하장사에 올라 씨름계를 평정한 강호동은 93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에서 개그맨으로 출연해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요즘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테마쇼 인체의 여행' 등 4개 프로그램의 MC를 맡아 연예인으로서도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운동선수에서 전업한 모든 연예인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씨름선수 박광덕(28)처럼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연예계로 진출해 쓴맛을 본 예도 있다.
KBS 김시규PD는 "운동 선수 출신들이 승부 근성도 있고 오랜 단체생활을 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방송에 적응을 잘 한다. 앞으로도 운동 선수의 연예계 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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