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4기가 비트 D램 반도체 기술' 개발은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가 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것임을 예고하는 이벤트다.또 삼성전자는 이번 기술 개발과정에서 확보된 0.1미크론(㎛)의 초미세 공정기술로 현재 양산중인 64메가D램과 128메가D램 반도체의 원가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데스크탑 PC를 기준으로 64메가D램에서 128메가D램으로 주력제품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의 PC가 필요로 하는 메모리 용량은 120메가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메가D램의 1,000배에 달하는 용량을 지닌 기가급 D램 시장이 형성되려면 앞으로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996년 세계최초로 1기가 D램 반도체 시제품을 개발했으나, 아직까지 서버나 워크스테이션 등 초대형 컴퓨터에도 256메가, 512메가D램이 주로 쓰이고 있다.
또 이번 시제품 개발로 삼성전자는 사실상 4기가 제품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4단계로 진행되는 반도체 개발 과정상 아직 '양산'이라는 마지막 단계를 남겨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4기가 시제품을 IBM 등 컴퓨터 제조업체에 보내 테스트를 거친 뒤 시장 수요에 맞춰 양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4기가 D램 반도체 기술개발은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과시함으로써 앞으로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4기가 D램 기술은 현재의 소자로서 가능한 최대의 집적기술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1992년 64메가D램을 세계최초로 개발해 일본을 추월한 것을 시작으로 94년 256메가, 96년 1기가 등 초유의 시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일본, 미국등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를 1년 이상 벌여놓았다.
실제로 일본의 히타치와 NEC는 삼성전자가 1기가 제품을 내놓은 지 1년여가 지나서야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4기가 기술 개발은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 뿐만 아니라 현재의 생산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번 4기가 기술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0.10㎛의 초미세 공정기술은 현재 주력제품인 128메가 D램, 256메가 D램의 생산원가를 60% 정도 낮출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기술개발 과정에서 140여건의 핵심 반도체 기술특허를 국내외에 출원,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원천특허 확보를 통해 로열티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