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금고로 소문났던 동아금고 몰락은 금고를 사(私)금고처럼 악용한 오너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서 비롯됐다.동아금고의 불법대출(2,531억원)은 지난해말 금고업계 위기의 시초가 된 동방(서울) 및 대신금고(인천) 불법 대출금(673억원)의 4배에 달하는, 신용금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주주 대출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동아금고는 1995년 이후 무려 307차례에 걸쳐 64명의 차명계좌를 통해 대주주 우회대출을 일삼아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인 불법 대출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김중회 비은행검사1국장은 "김동원 동아금고 회장이 작년 하반기 주식투자 등으로 거액의 손실을 보자 이를 메우기 위해 자금을 불법대출 받았고, 대출금의 일부는 주식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돈을 불리기 위해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자 금고의 돈을 개인 돈인 양 빼내 다시 주식에 투자하는 '돈놀이'로 고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것이다.
동아금고는 작년 2~9월에도 모두 7차례에 걸쳐 600억8,400만원의 주식보유액을 축소 보고하고, 99년 7월부터 작년 11월까지 유가증권 보유한도를 최고 401억6,500만원 초과해 부당운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김 국장은 "여러 정황을 감안했을 때 동아금고가 분식회계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금고 어떤 회사
99사업연도(99년7월~2000년6월)에 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7.03%를 기록, 금고업계의 대표주자로 꼽혀왔다.
총자산 9,000여억원(업계 3위)으로 계열사인 오렌지금고와 합하면 전국 최대 규모다.
현 대표이사인 김동열 사장의 형인 김동원 회장이 지분 51.97%를 소유한 것을 비롯해 친인척이 모두 81.8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충남 서천 출신인 김 회장은 사채 양성화 조치에 따라 금고가 설립된 72년 업계에 뛰어들었으며 현재 안성농축 등의 관계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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