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것이 내게 방해가 된다 할지라도-현재는 거의 그런 형편이지만-넌 그렇지 않아. 넌 나에게 그런 존재야."(1923년 10월 8일).현대문학의 대표적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아홉 살 아래 누이동생 오틀라에게 쓴 편지의 일부이다.
여섯 형제 중 맏이였던 카프카는 아버지와 평생 불화를 겪었는데 오툴라도 그러해서 아버지에게는 카프카보다 더 악마 같은 존재였다.
이 고집스럽고 자의식 강한 오누이는 카프카가 죽을 때까지 20년 이상 편지를 주고받으며 동지적 유대를 나눴다.
이 책은 카프카가 오툴라에게 보낸 엽서와 편지를 모은 것이다. 120통을 연대순으로 배열했다.
내용은 문학이나 철학에 관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일상적인 것들이다. 신경쇠약과 폐결핵에 시달리면서 요양소나 여러 여행지에서 보낸 것이 많은데, 기괴하고 난해한 작품세계와 달리 부드럽고 자상하며 재치와 유머가 있는 오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날짜까지 밝힌 자세한 연보와 많은 사진이 붙어있다. 하르트문트 빈더와 클라우스 바겐바흐가 공동편집한 독일어판 '프란츠 카프카-오틀라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1981)를 카프카학회 부회장 편영수(전주대 교수)씨가 옮겼다.
편영수 옮김, 솔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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