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지명한 테오피스토 긴고나(72ㆍ사진) 상원의원은 지난해 10월 조셉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처음 폭로한 인물이다.이후 에스트라다의 '저격수'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긴고나는 상원을 비롯해 각종 집회에서 에스트라다에 대한 탄핵에 앞장 서왔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 같은 그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가 열렬한 '자유의 투사'이기 때문에 부통령에 지명했다고 말했다.
또 그가 남부 민다나오섬 출신이라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반군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민다나오에서 정치적 안정을 회복하려면 지역정서에 걸맞는 인물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1961년 엠마누엘 페라에즈 이후 40년만에 탄생한 민다나오 출신 부통령이다.
학자에서 상공인으로, 또 인권변호사에서 관료로 긴고나의 이력은 화려하다. 마닐라 근교에서 태어났으나 민다나오의 카가얀시에서 자란 그는 마닐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로스쿨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가르쳤다.
이후 국영개발은행과 상공회의소에서 활동했고 1970년대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의 철권 통치 때 인권 변호사로 활약하며 수 차례 투옥당하기도 했다. 86년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밑에서 감사원장과 상원의원을, 92년 피델 라모스 대통령 밑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98년 라모스 전 대통령이 이끄는 라카스당 소속 상원의원이 됐고 최근 당수에 올라 야당을 이끌어 왔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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