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강경파 샤론 새총리 당선 / 이-팔 '중재자 없는 충돌' 우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강경파 샤론 새총리 당선 / 이-팔 '중재자 없는 충돌' 우려

입력
2001.02.08 00:00
0 0

중동정세가 극우 보수파인 아리엘 샤론 신임 이스라엘 총리의 등장으로 극도로 혼미해졌다. 더욱이 총리 교체시점이 중동을 포함한 미국의 대외정책이 전면 수정되는 시기와 맞물려 있어 이스라엘_팔레스타인 양측간 '중재자 없는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양측의 갈등이 이스라엘 대 아랍권 전체의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예측은 시기상조지만, 현재의 여건은 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만큼 '비관적으로' 무르익고 있다.

우선 샤론의 협소한 정치적 입지를 지적할 수 있다. 야당인 리쿠드당 당수에서 국정 최고책임자에 오른 샤론에게 극적인 '변신' 을 기대하기에는 팔레스타인을 보는 민심이 너무 흉흉해져 있다.

선거에 패배한 바라크는 재임 중 역대 어느 정권보다 폭 넓은 양보안을 팔레스타인측에 제시했었다. 하지만 유혈 충돌이 4개월이 넘도록 계속되고 아무런 합의가 도출되지 못했고 이로 인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샤론의 강경노선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샤론의 등장은 팔레스타인 지도부에게도 선택의 여지를 사실상 없애버렸다. 샤론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현재 관할하고 있는 가자 지구 3분의 2, 요르단강 서안지구 42% 를 팔레스타인에 넘겨줄 수 있는 영토의 '최대 제한선' 으로 설정하고, 동예루살렘도 영구 불변의 이스라엘의 수도로 한다는 것을 주요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다. 폭력으로 이스라엘의 양보를 끌어낼 수 밖에 없다는 팔레스타인의 과격노선이 득세할 가능성도 있다.

전통적 중재자인 미국의 '부재' 도 악재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실패를 거울삼아 중동 평화협상에 당사자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가 6일 양측 협상이 사실상 어려워진 현실을 감안, 지금까지 사용돼 온 '평화과정(peace process)' 대신 '평화협상(peace negotiations)' 또는 '평화에 이르기 위한 활동(movements toward peace)' 으로 용어를 바꾸겠다고 결정한 것은 중동에 대한 미국의 비관적 시각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앞으로 평화협상이 재개될 수 있느냐는 일단 샤론의 내각이 어떤 모습을 띠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바라크의 노동당에 거국내각 참여를 제의하는 등 극우 색채를 지우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연정 구성이 샤론의 생각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16개 정파로 복잡하게 얽힌 크네세트(의회)가 거국내각 구성에 실패하고 극우 연정으로 귀착된다면 국지전 양상의 전쟁론이 현실화할 수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