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되어가는 꼴이 신통하지 않는 판에 또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한국의 어린이 사고 사망률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중 최고로 높다'는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발표가 전해졌다.어린이 10만 명 당 사고 사망률 25.6명으로 조사 대상국 26개국 중 최고치다. 한국 사람들이 걸핏하면 만만하게 생각하는 멕시코의 19.8명 보다도 휠씬 높다. 사고로 어린이 목숨 빼앗는데 일등을 했으니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다.
■어린이 사망사고 중에서도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사망 어린이의 50% 정도가 교통사고로 변을 당했다.
매년 약 500명이 교통사고로 죽는데 대부분이 보행 중에 차에 치이는 경우이다. 자동차를 모는 어른들이 저지르는 죄가 가볍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장 사망률이 적은 스웨덴에서와 같이 어린이를 위한 교통수칙을 지킨다면 5.2명으로 대폭 줄일 수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많은 것은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으려는 운전습관 탓으로 돌린다.
게다가 우리 특유의 '빨리빨리'문화가 운전대를 잡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것도 한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의 이런 잘못된 운전습관이 연간 500명의 어린이를 희생시켜 그 부모와 형제자매의 가슴에 일생동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기게 된다.
■우리는 빨리 선진국이 되려는 마음에서 선진국 클럽인 OECD가입을 열망했었다. 그러나 막상 가입하고 보니 회원노릇하기가 쉽지 않다.
국민총생산규모나 1인당 국민생산액으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이 깨지고 있다. 경제성장등 지표만으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교통질서 준수나 운전습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안정이나 시민의식도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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