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 부도 여파가 연초 회복기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어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공신력이 있다고 알려진 한부신이 힘없이 무너지자 '도대체 누굴 믿어야 하나'라는 심리적인 공황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별다른 보호장치가 없었던 상가나 오피스텔 등 비주거 건물에 대해 상가임대차보호법 마련 등 안전장치를 서둘러야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 투자 심리 위축
한부신 부도가 알려진 이후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의 안전성을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21세기컨설팅 한광호 과장은 "한부신 부도 이후 업체의 안전성을 묻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가분양을 준비중인 H사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분양이 제대로 될 지 걱정"이라며 "사업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제도적 보완 시급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아파트로 한정돼 있는 분양보증을 상가나 오피스텔까지 확대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본적으로는 현재 국내 건설시장이 선분양, 후시공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에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분양을 받아 계약금, 중도금 등을 납부한 입주예정자들은 공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돼 자신 앞으로 등기가 돌아올 때까지는 재산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
이번 한부신 부도로 인해 일산 탄현 큰마을아파트 입주자들은 분양대금을 모두 내고도 시행사인 한부신이 진 빚 때문에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아파트는 대한주택보증의 이행보증이 있어 분양금을 떼이는 경우는 없지만 상가나 오피스텔의 경우는 시행사나 시공사가 부도날 경우 속수무책이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상가나 오피스텔을 분양할 때에도 아파트처럼 분양보증을 의무화하는 등 보증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일단 분양을 한 뒤 전적으로 계약자들의 분양대금에 의지해 공사를 진행한다는 것도 문제점"이라며 "부동산 금융을 활성화시켜 이를 통해 재정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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