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실업 불안 등 여파로 '가계 부도'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6일 한국은행이 시중 은행들을 대상으로 '2000년 4ㆍ4분기 신용리스크 및 2001년 1ㆍ4분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은행의 65%가 4ㆍ4분기 중 가계신용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응답했으며, 올 1ㆍ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70%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대답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으로 실업이 늘면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렸다가 제 때 갚지 못하는 가계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은행들도 더욱 더욱 보수적으로 대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 2.79%에서 10월 3.19%로 높아졌으며 올 1월에는 3.5%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자 카드로 대출받았다가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려는 개인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기업의 신용리스크도 더욱 상승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은행의 75%는 4ㆍ4분기 중 대기업 신용리스크가 증가했으며,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정부의 적극적인 기업자금난 해소대책에도 불구, 올 1ㆍ4분기에도 같은 수준(75%)의 리스크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 신용리스크가 85%로 높아졌으나 올 1ㆍ4분기에는 더욱 오를 것(90%)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ㆍ4분기까지 한국 기업들의 신용리스크가 거의 없을 것으로 응답했던 외국은행 지점들도 지난해 4ㆍ4분기(14.3%)에 이어 올 1ㆍ4분기(42.9%)에 국내 기업들의 신용리스크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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