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8년 2월7일 영국의 인문주의자 토마스 모어가 런던에서 태어났다. 인문주의자란 르네상스 시기에 고대 그리스ㆍ로마의 고전들을 연구하고 새로 편찬하던 학자들을 뜻한다.토마스 모어는 다른 무엇보다도 '유토피아'(1516)라는 소설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소설 '유토피아'는 오늘날 보통명사가 돼버린 유토피아라는 말의 출생지다.
이 소설은 저자가 히스로디라는 선원에게서 들은 이상(理想)의 나라 '유토피아'의 제도와 풍속을 기록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유토피아 공화국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교대로 농경에 종사한다. 하루에 6시간만 일하면 되고, 그 나머지 시간은 문화 생활에 쓴다.
시민들은 필요한 물건을 공동 창고에서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다. 이 작품은 미지의 땅에서 실현된 종교적 관용, 평화주의, 교육의 평등 같은 것을 그림으로써 중세 말기의 유럽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모어의 머리 속에서, 유토피아와 당대 유럽 사이에 놓인 거리는 공간적 거리만이 아니라 시간적 거리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토피아'를 일종의 미래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 제목 '유토피아'는 그리스어 어원으로 '아무 데도 없는 곳'이라는 뜻이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이상향이라는 뜻을 지니게 됐다. 라틴어로 쓰여진 '유토피아'는 저자가 죽은 뒤인 1551년에 영역됐다.
모어가 펼친 유토피아의 꿈은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베이컨의 '뉴아틀란티스'를 거쳐 생시몽 푸리에 오언 등의 공상적 사회주의로 이어졌다.
마르크스의 '과학적 사회주의'역시,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유토피아주의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모어는 1534년 반역죄로 기소돼 런던탑에 갇혔다가 이듬해에 단두대에서 죽었다. 1935년 가톨릭 교회는 그를 시성(諡聖)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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