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 거주자에게도 먹거리를.'고 건(高 建) 서울시장은 5일 시 간부회의에서 "서울지역 쪽방 거주자에 대한 급식 지원방안 등 종합대책을 이달말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방 한칸에 살면서 끼니도 거르는 실직자나 가출 청소년들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급식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늘어나는 쪽방
하루 평균 5,900원의 일세(日貰)를 내고 부엌은 물론 화장실도 없이 사는 쪽방 거주자는 증가일로에 있다. 특히 최근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 1,218개의 쪽방이 새로 생겨나는 등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실제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펴낸 '쪽방지역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서울에는 ▦종로구 돈의동(600개) ▦종로구 창신동(450개) ▦중구 남대문로 5가동과 용산구 동자동(1,629개) ▦영등포구 영등포동(820개) 등 4곳에 3,500개의 쪽방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이들 4개 지역의 쪽방이 10~20% 증가한 데다 새로운 쪽방이 생겨나고 있어 서울에만 5,000개(전국 9,000개)가 넘는 실정이다.
▽쪽방생활 실태
대부분 실직자, 가출 청소년, 외국인 근로자인 쪽방 거주자들은 하루 3,000~1만원을 내고 1평 짜리 방에서 평균 1.5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경제사정 악화 등에 따라 대부분 실직하거나 가족과 떨어져 살아 하루에 두끼 이상 굶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동절기뿐 아니라 1년내내 상시적으로 하루 2끼(점심, 저녁)의 급식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쪽방은 또 현재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숙박시설이 아닌데다 월세나 전세 같은 임대주택도 아니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
특히 60%가 현재 거처에 주민등록이 돼 있지 않아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보호혜택에서도 제외돼 있다. 이 때문에 사회단체들은 이번 기회에 급식 지원외에도 이들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쪽방 거주자는 노숙에 처할 가능성이 커 잠재적 노숙자라 할 수 있다"며 "이들이 헌법에 보장된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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