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시작돼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광우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가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 나고 있다. 유럽에서는 축산농가의 피해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소 부산물을 이용한 산업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유ㆍ뮤형의 전체 손실은 수백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쇠고기 수입규제 조치를 둘러싸고 국가들 사이에 경제분쟁마저 발생했다.▽직접 피해
1985년 세계 최초로 광우병이 발생한 영국에서는 그동안 85명의 남녀가 광우병에 감염돼 사망했다. 영국 정부는 광우병의 인간전이가 확인돼 1995년에만 450만두의 소를 도축하는 등 지금까지 도축과 광우병 진단에 90억 달러의 예산을 썼다.
최근 서유럽의 광우병 시발지인 프랑스는 소의 사체 처리에만 9억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되며, 독일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발생한 광우병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한 7억6,0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위스 이탈리아 등의 피해액도 각각 수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도 광우병 대처 비용으로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육가공업체의 피해를 추가하면 그 비용은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EU 관계자들은 말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는 지난해 10월 광우병이 재연되면서 국내 쇠고기 수요가 최고 70%까지 급락했으며, 수출길까지 막혀 축산업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
▽관련 업체 피해
사료업체들은 이미 도산 위기에 처했고, 소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 및 의약품 생산업체 등도 각국의 규제강화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매출이 급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햄버거 재료로 쇠고기를 사용하는 맥도널드의 경우 유럽지역에서의 소비가 급감, 지난해 4 ㆍ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7%가 줄어들었다. 일본 소비자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매장은 소의 태반에서 뽑아낸 추출물을 사용한 화장품이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판매를 중단시켰다.
▽경제 분쟁
광우병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유럽산 소의 뇌와 추출물은 물론 유럽산 쇠고기와 육가공 제품에 대한 무차별적인 수입금지 조치가 잇따르면서 무역분쟁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국가들은 검역체계 미비를 이유로 브라질산 쇠고기 가공제품 수입을 금지, 브라질과 마찰을 빚고 있다. 브라질이 과거 유럽에서 송아지를 수입해왔기 때문이다. 영국도 최근 프랑스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추진하면서 프랑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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