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가죽공 하나의 움직임이 전세계를 열광케하는 스포츠는 오직 축구뿐이다. 극성 축구팬들이 경기관람도중에 화장실에 가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종이컵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축구에서 드물지 않은 일이다.축구의 묘미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매우 돌발적이라는데 있다. 특히 축구의 의외성은 지켜보는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역전과 역전을 반복하는 예상 밖의 결과에 전세계의 관중들은 다함께 울고 웃는다. 그야말로 축구는 보는 이로 하여금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속에 빠지게 한다.
각 나라의 축구기풍은 그 나라의 자연환경이나 생활습관, 국민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은 종주국답게 원칙에 충실하고, 프랑스의 경우는 남미와 비슷하게 창조적인 개인기를 자랑한다. 반면, 독일은 '전차군단'에 비유하듯 매우 전략적이며 조직적이다.
축구기풍을 음악에 비유하는 이도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를 탱고에, 브라질축구는 삼바 또는 카니발의 리듬에, 이탈리아 축구를 오페라에, 독일의 축구를 교향곡에 비유한다면 언뜻 듣기에는 생소하지만 축구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다면 곧 이해가 갈 것이다.
이와 같이 전세계 눈과 귀를 붙들어맬 2002년 월드컵이 우리 나라에서 내년 5~6월에 열리게 된다. 월드컵이 성공하기위해서는 대회준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우리 국민 모두가 축구에 대해 진정 애정과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2월15일부터 월드컵 입장권 1차판매가 시작된다. 최근 조직위원회와 한국갤럽이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57.1%가 월드컵의 직접 관전을 희망하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 나라 인구를 4,500만명으로 계산하는 경우 약 2,500만명이 입장권 구매에 관심을 갖고 있어 국내 입장권 판매분 74만장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한다. 그러나 그러한 낙관적인 전망에도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국민들이 우리 나라 경기관람에만 관심을 갖고 다른 국가 경기에는 소홀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월드컵 개최국의 반열에 올라서 있다. 전세계에 생중계되는 경기에 우리 경기장의 빈 좌석이 비춰진다면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면모가 크게 훼손될수도 있다는 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의 성공은 국민적 성원에 달려 있다. 우리의 성숙한 축구문화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의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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