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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전' 5일부터 / "통일 시대의 문화는 다양성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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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전' 5일부터 / "통일 시대의 문화는 다양성 요구"

입력
2001.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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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북한미술에 대한 미술적 접근은 상당히 소극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북한 그림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작가들이 북한을 여행한 후 기록화를 그려 전시하던 수준이었다.이러한 형식을 조금은 적극적으로 변형ㆍ기획한 ' 선샤인'전이 5일부터 문예진흥원 인사미술공간(02-760-4721)에서 열린다.

'햇볕정책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최근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의 발언 파문과 맞물려 어쩌다 이렇게 파격적 제목을 붙였을까 놀랍지만, 전시회는 이런 의아심을 발랄한 전략으로 상쇄한다.

큐레이터 백지숙씨는 "통일 시대를 앞두고 과연 문화의 영역에서 요구되며 필요한 활동이 무엇인가를 되짚어 보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면서 "분단 극복을 위해서는 통일된 문화가 아닌 다양한 문화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 남북한 문화의 공존이란 화두를 놓고서 박찬경과 장영혜 그리고 호주작가 솔룬 호아즈는 삼인 삼색의 언어를 펼친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남북한의 문화는 정치나 경제 교류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물은 결코 아니다.

지난해 '미디어 시티 2000' 에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판문점 세트를 소재로한 작품을 선보여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박찬경은 이번 전시회에서 이를 버전 업한 세트와 이를 찍은 스틸 사진을 보여준다.

'웹아티스트' 장영혜는 관객들에게 '선샤인' 이란 햇볕 정책이기에 앞서 존 덴버의 흘러간 팝송 제목(Sunshine on my shoulder)이었음을 상기시키고 싶었던 듯 '향수' 라는 소제목의 비디오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향수의 매개체로 사용한 소재는 흑백 얼룩무늬의 교련복. 이 친숙하고 억압적이며 아름다운(작가 표현)색의 교련복지 문양은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태극기 영상으로 변화한다.

가볍고 재미있는 한편의 뮤직 비디오이다.

호주작가 솔룬 호아즈는 비록 이방인이지만 남북관계를 작품소재로 삼고 있는 대표 작가라고 부를 만큼, 남과 북에 지속적 관심을 보여온 작가이다.

평양에서 직접 찍은 영상들을 가지고 이미 '미디어 시티 2000' 에서 '평양일기' 라는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에는 '서울일기' 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73분짜리 다큐멘터리에는 냉전시대의 여러 모순적 상황에 대한 시각이 담겨있다. 평양일기를 미처 보지 못한 사람은 이번 전시기간 중 인사동 '대안공간 풀'(02-735-4805)에 가면 관람 가능하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예술가들이 미래 통일시대 문화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지 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시회이다. 24일까지 전시.

송영주 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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