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학에서 세계인의 대학으로.'고려대의 지난 족적은 '사학의 최고봉'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화려하다. 하지만 안암골 와호(臥虎)의 진모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있다. 고대는 개교 100주년을 맞는 2005년에 아시아 5대 대학, 세계 100대 대학으로 진입하기위해 세계를 향한 포효를 하고 있다.
모든 대학이 국제화를 말하지만 '협정'만 남발할 뿐 진정 국제화의 길에 들어선 대학은 없다는 게 고대의 생각이다.
때문에 고대 100주년 기념사업계획인 '고대 VISION 2005'는 '고대 오디세이(Odyssey)'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처럼 미지의 바다를 향해 모험적인 항해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김정배(金貞培) 총장은 "민족대학 전통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확립하기 위해 한국 사회의 세계화 선도, 국제교류의 확대, 학문활동의 세계화, 한국학의 세계화를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구상하고 있다"면서 "선언적 계획보다는 전인미답의 길에 발을 내딛는 실천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천적인 국제화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교내에 올 5월 첫 삽을 뜨는 '고려대 생활관' 신축이다.
외국 대학 내에 한국대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짓는 것은 국내 초유의 일이다.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여명을 수용하는 기숙사와, 전자도서관, 식당 등 생활부대 시설을 갖추고 교수와 사무직원도 파견해 학업을 도울 계획이다.
고대는 올 9월 60명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80명, 2003년부터는 매년 100명의 학생을 파견, 1년간 UBC에서 수업을 받게 할 계획이다.
UBC에서 요구한 자격요건은 토플 580점 이상으로, 고대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곧바로 캐나다 학생들과 어울려 수강하게 된다.
기존의 국제화 프로그램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1993년 선 뵌 국제인턴십프로그램은 앞으로도 호주(시드니, 멜버른대 등 9개교) 캐나다(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맥길대) 러시아(모스크바대 등 7개교) 일본(와세다대 등 5개교) 미국(미시간대, 하와이대 등 6개교) 중국(청화대 등 2개)에 각 10여명의 학생들을 꾸준히 보낼 계획이다.
국제대학원은 외국 대학에서 주최하는 토론 및 세미나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참가시킬 계획이다. 참가 대상 프로그램은 프랑스 정치과학대의 하계세미나, 일본 상지대학의 'Asian Studies Program' 미국 뉴욕대 행정대학원의 'AIPAI(American & International Public Affairs Institute)', 북경대의 하계대학세미나 프로그램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고대는 또 미국에 고려대학교 국제재단을 설립해 국제 업무를 지원하는 한편, ▦매년 우수 외국학생 150여명 유치 ▦매년 20여명의 저명 외국학자 및 교환교수 초빙 및 ▦ 신규 채용 전임교수의 25% 이상을 외국교수로 충당하는 등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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