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인터넷을 달구었던 성수여중 폭력사건의 피해학생 어머니가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를 만들었다.평범한 일하는 여성이었던 조정실(趙貞實ㆍ43)씨는 지난해 말 비슷한 처지의 학부모들과 이 협의회를 만든데 이어 20일에는 같은 아픔을 겪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상담 사이트(www.uri- i.or.kr)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비밀 상담을 통해 피해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자세히 가르쳐준다.
조회장은 "드러나지 않을 뿐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와 이로 인해 고생하는 학부모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 회장에게 지난해 4월 딸(중3)이 겪은 일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악몽. 조씨는 열고 있던 가게도 그만두고 이사까지 가야 했다. "그 때 아이가 닷새나 혼수상태에 빠지는 엄청난 일을 당했는데도 누구 하나 도와주는 이 없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조회장은 학교 폭력의 실상이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데도 우리 사회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몰라 안타깝다고 한다. 가해 학생의 학부모, 학생 지도 책임이 있는 학교, 학교를 감독하는 교육청 등의 무책임한 태도는 특히 견디기 힘들다고.
"가해 학생의 학부모 열 중 아홉은 미안하다는 최소한의 사과도 하지 않아요. 특히 유력인사라도 끼어 있으면 더욱 더 뻔뻔스러워집니다. 학교도 발뺌만 하면서 오히려 피해자에게 공연히 문제를 일으켜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조회장은 이런 그릇된 태도들이 결국 가해 학생들로부터 반성의 기회를 뺏고 심지어 그들을 영웅시하는 그릇된 풍토를 조성한다고 분개한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서두르면 학교 폭력을 상당히 줄일 수는 있다는 것이그의 생각이다.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 정기적으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또 가해 학생에게는 잘못에 걸맞는 벌칙이 주어져야 하는데 부모도 함께 져야 합니다. 지금은 학교가 지나치게 관대해 가해 학생이 전혀 뉘우치지 않았는데도 버젓이 학교에 나오도록 하고 그 학생이 다시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도록 방치하죠."
조회장은 결국 학교 폭력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꾸준히 관심을 보이라고 강조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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